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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애플·삼성에 25% 관세 위협..."미국 내 생산 안하면 적용"

스마트폰 제조업체 전반에 관세 부과 시사, 유럽연합에는 50% 관세 유지
지난 2019년 3월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노동정책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23알 트럼프는 애플이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19년 3월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노동정책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팀 쿡 애플 CEO(왼쪽)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23알 트럼프는 애플이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을 겨냥해 강력한 관세 압박에 나섰다. CNN이 지난 23(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기업이 미국에서 휴대폰을 제조하지 않을 경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오래 전에 애플의 팀 쿡에게 미국에서 판매될 그들의 아이폰이 인도나 다른 어느 곳도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고 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렇지 않다면, 애플은 미국에 최소 25%의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관세 적용 범위를 더욱 확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과 그 제품을 만드는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공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에서 기기를 판매하는 모든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관세가 적용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정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 애플 최고경영자와 갈등, 인도 생산 확대가 발단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간의 갈등은 애플의 인도 생산 확대 계획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중동 순방 중 카타르에서 "나는 팀 쿡과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나는 그에게 ', 당신은 내 친구다. 나는 당신을 아주 잘 대했다. 50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계획인가?.' 그러나 애플은 지금 인도 전역에 건물을 짓고 있다고 들었다. 나는 당신이 인도에서 건물을 짓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쿡 최고경영자는 이달 초 투자자들과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 대다수는 인도를 원산지로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애플이 이번 분기에 최대 9억 달러(12300억 원)의 관세 부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 생산과 조립의 약 9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다. 삼성 내부 소식통이 CNN에 밝힌 바에 따르면, 삼성의 스마트폰 제조 대부분은 한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에서 이뤄지고 있다. 삼성은 한국 내 경쟁사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긴 뒤 2019년 중국에 있던 마지막 휴대폰 공장을 폐쇄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23일 오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밀 제조업을 미국에 다시 가져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의 가장 큰 취약점 중 하나는 외부 생산, 특히 반도체이며, 애플 부품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라며 "그래서 우리는 애플이 반도체 공급망을 더 안전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145%였던 대부분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최소 30%로 낮춘 바 있다. 그러나 미국으로 수입되는 대부분 상품에 10%의 보편 관세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미국 내 아이폰 생산이 현실에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웨드부시 증권의 글로벌 기술 리서치 책임자인 댄 아이브스는 지난달 CNN의 에린 버넷에게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다시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은 허구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산 아이폰의 가격이 현재 약 1000달러(136만 원)보다 3배 이상 비쌀 수 있다며 "미국에서 웨스트버지니아와 뉴저지에 공장을 지으면 3500달러(478만 원)짜리 아이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는 201010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회동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의 허술한 교육 시스템이 애플의 걸림돌이라고 말하며, 애플은 현장 공장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3만 명의 산업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잡스는 오바마에게 "미국에서는 고용할 수 있는 사람을 그렇게 많이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그의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은 밝혔다.

팀 쿡 최고경영자도 2012년 기술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와 월트 모스버그와 인터뷰에서 잡스의 평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애플 제품을 미국에서 제조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그는 '(미국에서 떠난) 그 제조업 일자리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이브스는 애플이 공급망의 10%만 미국으로 이전하는 데 약 300억 달러(41조 원)3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 이후 성명에서도 "애플이 미국에서 아이폰을 생산한다는 개념은 실현 불가능한 동화"라며 애플의 모든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데 5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딥워터 에셋 매니지먼트의 매니징 파트너인 진 먼스터는 애플이 30% 이상의 관세에 직면할 경우 아이폰 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30% 미만이라면 아마도 그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며 "그러나 언젠가는 그들이 그것을 공유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 위한 노력으로 미국 시설 확장에 5000억 달러(684조 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투자로 휴스턴에 인공지능 제품 브랜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시설을 만들고, 여러 주에서 데이터 센터 용량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한, 20개 주에서 기업 시설과 애플TV+ 쇼 제작에 투자할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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