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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혐오자' 제이미 다이먼의 굴복… JP모건, 고객에게 비트코인 구매 허용

JP모건 CEO, 과거 비난에도 불구 비트코인 결국 수용
변화된 시장 환경과 투자자 수요 반영… 제도권 편입 상징적 승리
트럼프 당선 후 규제 완화 속 은행권 진출 가속화...다이먼 결정 파장 주목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비트코인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 중 한 명이었던 JP모건 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이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고 폭스비즈니스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한때 비트코인을 '사기'라 비난하고 거래하는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공언했던 그가, 이제 JP모건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구매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이먼은 JP모건 체이스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다소 씁쓸한 표정으로 이러한 결정을 밝혔다. 그는 여전히 비트코인이 성매매와 테러를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을 이어갔지만, 고객들이 자신의 돈을 마음대로 쓸 권리가 있음을 인정하며 "담배를 피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흡연할 권리와 비트코인을 살 권리를 옹호한다. 마음껏 하라"고 말했다.

제도권 진입의 상징적 승리… 변화된 환경과 고객 수요 반영


이번 다이먼의 결정은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승리를 의미한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반체제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제도권의 인정을 추구해왔다.

전통 금융계의 거물인 다이먼은 그의 영향력을 이용해 일반 투자자와 다른 금융 리더들의 암호화폐 참여를 꾸준히 막아왔다. 그러나 그는 종종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그의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 변화는 변화된 정치 환경과 증가하는 고객 수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이먼의 이번 결정은 다른 대기업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과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한 해 동안 나왔다. 비트코인과 전통 금융의 만남은 2024년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시장 진입을 마지못해 승인하면서 본격화됐다. 수십억 달러가 즉시 이 ETF로 유입되면서 블랙록과 같은 주요 금융 기관들은 ETF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해 여름, 모건스탠리는 자산 운용사들이 고객에게 비트코인 ETF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골드만삭스는 4억 1,800만 달러 상당의 ETF를 매입하며 비트코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트럼프 당선과 규제 완화… 은행권 암호화폐 시장 진출 가속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암호화폐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암호화폐 산업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많은 암호화폐 팬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후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의 비트코인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과 개인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에 따라 은행 부문은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취임 첫 주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은행의 암호화폐 자산 취급을 금지했던 회계 규정인 SAB 121을 폐지했다. 이어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통화감독청(OCC)은 암호화폐 반대 지침을 철회하여 은행이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재량권을 크게 확대했다.

이러한 규제 완화에 따라 많은 은행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골드만삭스는 10억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 ETF를 확보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의 CEO 모두 암호화폐 상품 출시에 관심을 표명했다.

JP모건의 현실적 선택… 다이먼의 굴복이 미칠 파장


다이먼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며 JP모건을 비트코인 시장에서 배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3조 달러가 넘는 자산을 보유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극심한 금융 변동성 속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모색하는 고액 자산가와 기관 고객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결국 JP모건 고객들은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그는 월요일에 밝혔다. 다만 JP모건이 비트코인을 직접 보관하지는 않을 것이며, 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이먼의 이번 결정은 더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의 '항복'은 기존 금융권의 다른 비트코인 저항 세력에게 강력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JP모건의 거대한 고객 기반은 새로운 비트코인 투자자들을 대거 유입시킬 수도 있다. 예상대로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그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를 기쁘게 축하했다. 스완(Swan)의 CEO인 코리 클립스텐(Cory Klippsten)은 트위터에 "제이미 다이먼이 무릎을 꿇었다"고 적기도 했다.

이번 제이미 다이먼의 입장 변화는 암호화폐가 더 이상 특정 개인의 선호도를 넘어선 거대한 금융 트렌드임을 입증하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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