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접근 위협부터 수출 감소까지...월마트·애플·HP 등 비상 대응
미국 기업들 배송 동결·생산지 이전 추진...농업계도 타격
미국 기업들 배송 동결·생산지 이전 추진...농업계도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중국은 협상을 원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면서 중국에 대한 125%의 추가 관세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후 이 관세율이 이전의 펜타닐 관련 관세 20%에 더해져 총 세율이 14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일부터 미국 상품에 84%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희토류와 기타 산업적으로 중요한 물질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들에 심각한 공급망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발광다이오드(LED)에서 방위 장비까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는 이트륨의 약 90%를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반도체 장치 생산에 필수적인 게르마늄의 50%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 소매업체들도 중국산 전자제품과 기타 소비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영향이 불가피하다. 베스트바이는 자사가 판매하는 제품의 약 60%가 원가 측면에서 중국에서 온 것이라고 밝히며,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매출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마트는 중국 의류·주방용품 공급업체에 가격을 10% 이상 인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월마트 구매자들과의 만남을 요청하면서 그러한 요구를 철회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부문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업들은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 HP, 델 테크놀로지스, 레노버 그룹 등 주요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공급업체들에 미국으로의 배송을 2주 동안 동결하라고 지시했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애플의 경우, 미국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아이폰이 중국에서 조립되고 있어 큰 타격이 예상된다. 회사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인도에서의 생산과 선적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부문도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2024년 미국은 최대 해외시장인 중국에 16억 달러 규모의 쇠고기를 수출했지만, 3월 미국산 쇠고기의 중국 수출은 92%나 급감했다. 몬태나주의 스티브 데인즈 상원의원은 "미국 쇠고기 생산업체들에는 지금 당장 밸브가 닫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대두협회도 트럼프의 관세가 비료 비용을 인상시키고 다양한 방식으로 농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들도 영향권에 들어갔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관련 기술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기존 제품의 거래는 계속되어 왔다. 새로운 관세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같은 기업들의 중국 판매를 크게 위축시킬 전망이다.
항공우주 부문에서는 보잉이 2025~2027년 에어차이나,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등에 총 179대의 항공기를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이러한 계약도 관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양국의 관세 전쟁이 심화됨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공급망 재편과 대체시장 모색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와 매출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