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정조준해 125% 관세 유지하며 다른 국가엔 90일 유예
양국 '눈싸움' 지속...경제학자들 "중국 성장률 하향,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양국 '눈싸움' 지속...경제학자들 "중국 성장률 하향,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중국의 보복 관세가 10일 정오 직후 발효되는 가운데, 하룻밤 사이 트럼프는 중국을 집중 타깃으로 삼아 관세를 추가 인상하면서도 다른 수십 개국에는 "상호적" 관세를 90일간 유예하는 양면 전략을 펼쳤다. 트럼프는 중국의 "존중 부족"을 비판하며, 미국의 무역 적자 확대와 제조업 공동화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 허융첸은 "미국이 대화하기를 원한다면, 중국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그러나 대화는 상호 존중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이 싸우기를 원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ISEAS-Yusof Ishak Institute의 스티븐 올슨 객원 선임연구원은 "세계 최대 두 경제대국이 위험할 정도로 격화되는 무역전쟁에 갇혀 있다"며 "양측 모두 이를 판돈이 큰 대결로 보고 있으며, 어느 쪽도 먼저 물러서지 않으려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트럼프의 펜타닐 관련 관세에 대해 초기에는 신중한 대응으로 일관했으나, 지난주 34%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강경 대응으로 전환했다. 중국이 맞대응하자 트럼프는 50%를 추가했고, 중국도 이에 맞춰 관세율을 높였다.
동시에 무역 긴장으로 인한 영향이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문화관광부는 중국인 여행객들에게 미국을 "주의해서" 방문하라고 경고했으며, 교육부는 미국 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안전 평가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는 아마도 동맹국들과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좋은 군사 동맹이었지만, 완벽한 경제적 동맹은 아니었다. 그래야 우리는 그룹으로서 중국에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90일 유예 조치는 아시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0일 9% 상승 마감했고, 홍콩 항셍 지수는 2% 이상 상승했으며, 상하이 종합지수도 1.2% 올랐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더 큰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이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남은 무역의 상당 부분을 효과적으로 단절시켜 디커플링 과정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재편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에 대한 추가 보복을 선택한 이유를 "반격할 수 있는 지렛대를 가진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자들은 100%를 초과하는 관세가 양국 간 무역을 크게 제한하여 중국의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4.5%에서 4%로 하향 조정하며, 미국의 관세 인상이 중국 노동시장과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행 수출업체에 종사하는 약 1000만에서 2000만 명의 중국 근로자가 이번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핀포인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미국 간 양자 무역이 세 자릿수 관세로 인해 곧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이미 디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으며,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0.1% 하락, 생산자물가는 2.5% 하락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 당국은 이달 말 정치국 회의에서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위안화는 목요일 달러 대비 17년래 최저치인 7.3518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점진적 절하를 허용하여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하려 하지만, 급격한 평가절하는 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