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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의류업계, 베트남·중국산 제품 관세 앞두고 주문·채용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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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의류·신발 업계가 오는 9일(이하 현지시각)부터 발효되는 베트남·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앞두고 신규 주문을 중단하고 채용을 동결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다.
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키, 룰루레몬 등 주요 브랜드는 물론 중소 의류업체들도 대체 생산처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관세 부담을 자체 흡수하거나 제품 가격을 최대 40% 인상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베트남산 제품의 경우 46%에 달하는 관세를 감당하려면 155달러(약 23만원)짜리 러닝화를 220달러(약 30만원)로 판매해야 한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뉴욕에서 백팩을 제조·판매하는 6년 차 브랜드 데이아울의 최고경영자(CEO) 이안 로젠버거는 “관세 인하 합의가 없다면 30일 이내에 회사를 접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로젠버거는 베트남에서 생산하는 고급 백팩 가격을 현재 155달러에서 212달러(약 31만원)로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7명의 직원들에게도 고용 불안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중소업체들은 대형 브랜드들과 달리 다변화된 공급망을 갖추지 못해 베트남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여성 러닝 브랜드 오이젤의 CEO 아리엘 누트슨은 “14명의 정직원이 기존 업무 외에 2~3가지 관세 대응 시나리오까지 병행해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2026년 봄 시즌 제품 주문도 연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이다호주 케첨에 기반을 둔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 라이도 중국산 스키 재킷과 산악자전거용 팬츠에 34%의 추가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채용과 임금 인상을 모두 중단했다. 캐시 에이블 대표는 “가격을 40%나 올릴 수 없어 일정 부분 관세를 내부에서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대중·대베 관세 인상 방침에 따른 것으로, 이후 나이키의 주가는 14% 하락했고 아디다스와 푸마는 각각 16%, 18% 하락했으며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보유한 VF코퍼레이션은 31% 급락했다.

미국 신발·의류업계의 대표 단체인 미국신발유통업협회(FDRA)는 “대기업은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일부 관세 부담을 제조업체와 분담할 수 있지만 중소업체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관세 시행 유예를 45일간 요청했으며,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약속한 상태다. 도 트롱 응우옌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관세 철회를 위한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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