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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증시 하락...해외 시장은 상승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세우며 경제 성장을 강조하고 있으나 취임 이후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해외 주요 증시는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 20일 이후 S&P500 지수는 6% 하락했다. 반면, 독일 DAX 지수는 10% 상승했고 유럽 전역을 포함하는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4% 넘게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는 20% 이상 급등했다. 이는 미국 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금을 미국 밖으로 이동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증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연방정부 지출 삭감 등으로 변동성을 겪고 있는 반면, 유럽과 아시아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럽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자체 방위비 지출을 강조하면서 군비 확충 기대감이 반영됐으며 중국 증시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 효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멕시코 IPC 지수 역시 미국의 강경한 무역 정책에도 5% 상승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지타니아 칸다리 부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시장은 미국보다는 해외 주식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며 "많은 투자자가 국제 주식 비중을 확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의 브루스 카스먼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예외적 성장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정책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흐름은 투자자들의 실제 움직임에서도 감지된다. 시장조사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주식 펀드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25억달러(약 3조7000억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올 초부터 9주 동안 유입된 약 1000억달러(약 146조6000억원)에 비하면 적은 규모지만 투자 심리의 변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BNP파리바의 미국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 책임자인 그렉 바우틀은 "미국 증시가 오랫동안 해외 시장보다 뛰어난 성과를 보였던 만큼 투자 자금 이동이 한순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는 세계 금융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이 완전히 이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지속적인 투자금 유출이 이어질 경우 미국 증시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미국 증시는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독보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안 S&P500 지수는 32% 상승하며 세계 주요 지수를 앞섰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유럽과 아시아 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미국 증시의 독주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폴 크리스토퍼는 "현재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다시 미국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이라면서도 "유럽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군사적 긴장감에 기반한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 성장은 여전히 미국에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NYT는 일부 투자자들이 이번 조정을 미국 시장의 장기적인 방향 전환으로 볼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칸다리 CIO는 "현재 미국 주식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지는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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