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미국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만 금리를 내리기가 부담스러운 탓에 지난달 금리 인하를 단행한 한은이 당분간 신중 모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시기가 4월보다는 5월이 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한은은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미국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국내 금융·외환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앞서 연준은 19일(현지 시각) 이틀간의 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 1월 29일 올해 처음이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렸던 FOMC에 이어 2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75%)과 미국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1.75%포인트(p)로 유지됐다.
유 부총재는 "간밤 FOMC 결과가 시장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으나 파월 의장은 미 관세 정책 등으로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향후 통화정책은 이러한 효과를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며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미국의 관세정책 추진, 중동·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 리스크 요인이 국내 정치·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국내 금융·외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움직임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의 비중을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두고 운영하겠다며 추가 금리 인하를 사실상 예고한 상태다. 다만 연준이 금리를 장기간 묶어두면서 한은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4월보다는 5월 이후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정욱 KB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가 2월 금통위에서 올해 성장률이 1.5%를 밑돌아도 이는 재정 정책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한은의 추가 인하 여력은 많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 "올해 추가 인하 횟수는 5월 또는 7월로 한 차례에 그치고, 내년 상반기 중 추가로 한 차례 인하를 단행하면 금리 인하 사이클은 종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