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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미 달러화 가치, 11% 하락...트럼프의 '신세계질서' 관세정책 충격 여파

유럽 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독일 국채 수익률 베를린 장벽 붕괴 후 최대 상승폭 기록
2022년 12월 21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자신의 가게에서 환전상이 미국 달러 지폐를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12월 21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있는 자신의 가게에서 환전상이 미국 달러 지폐를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관세 정책으로 미국 달러화가 11% 급락하며 세계 금융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신세계질서' 정책이 글로벌 금융 시장의 기존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WSJ 달러 인덱스는 지난 9주 중 7주 동안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115일 선거 이후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불과 몇 주 만에 이뤄진 가파른 관세 인상과 무역 불확실성으로 미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달러 약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무역 상대국인 캐나다와 중국에 대대적인 관세를 부과하고 추가 관세를 위협하면서 촉발됐다. 이는 두 나라의 즉각적인 보복으로 이어졌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또한 수천 명의 연방 근로자를 해고하기 시작했다.
"지난 몇 주 동안 일어난 일은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노던 트러스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케이티 닉슨은 말했다.

미국 외교 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 급락, 유럽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 베를린 장벽 붕괴 직후 독일 국채 수익률의 사상 최대 상승폭으로 이어졌다. 독일 DAX 지수는 약 25% 상승했으며, 유럽 Stoxx 600 지수도 5% 상승한 반면, 미국 S&P 500 지수는 약 5% 하락했다.

특히 2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공개 충돌한 이후, 유럽은 안보 불안에 대응해 군비 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독일은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군사력 증강을 위한 차입을 허용하기로 했으며, 유럽연합(EU)은 국방을 위해 수천억 유로를 조달할 계획과 국가 차원의 재정 규정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이 약속하고 있는 것이 코로나 경기부양책과 같은 일회성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될 수 있다"고 금융 자문 회사 카슨 그룹(Carson Group)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소누 바게세는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달러 약세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과거 달러 강세가 "우리 제조업에 재앙"이라고 주장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된 스티븐 미란은 지난해 한 논문에서 외국인 국채 구매자에게 사용자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달러 약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달러 약세는 수입품 가격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미국 자산의 자금 유출로 주가 하락과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골드만삭스의 전 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시장에 대한 위험은 단기로는 혼란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 공화국이 자동차 한 대에 몇 천 달러를 더 쓰고, 그 대가로 물건을 만들 수 있고 그들이 만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 노동력을 갖는다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관계위원회의 브래드 세서 선임연구원은 "트럼프의 감세 공약은 연방 예산 적자가 계속 커질 것임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이 탓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고수익 자산을 찾음에 따라 달러에 상방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투자 책임자 에릭 스타인은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 중 하나는 투자자들이 미 행정부가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은 "이 모든 것이 불확실성을 낳고 있다"면서도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은 또 어디로 가는가?" 라고 반문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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