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인플레 물가 폭발 "뉴욕증시 비트코인 대란" 연준 FOMC 기준금리 동결

미국 미시간대는 미국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3월 57.9를 나타냈다. 2월 지수(64.7)보다 크게 낮아진 데다 지난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63.2)도 크게 밑돌았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집계를 관장하는 조안 슈 디렉터는 "현재 미국 경제 상황에 큰 변화가 없지만, 개인 재무나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사업환경, 증시 등 다양한 경제 측면에서 미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악화했다"라며 "경제정책의 잦은 변동은 개인의 정책 선호도와 관계없이 소비자들의 미래 계획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향후 물가상승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9%로 2월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했던 지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월 2.8%에서 올해 1월 3.3%, 2월 4.3%, 3월 4.9%로 빠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슈 디렉터는 "0.5%포인트 이상의 이례적으로 큰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3개월 연속 이어졌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크게 상승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연 3.9%로 2월(3.5%)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장기 인플레이션 증가 폭은 1993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이라고 슈 디렉터는 설명했다. 그 와중에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모처럼 동반 급반등했다. 미국인들의 소비자심리지수가 두 달 연속 급격히 악화했으나 투자자들은 선반영이라고 생각한듯 가격 매력에 더 주목하며 저가 매수에 집중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74.62포인트(1.65%) 급등한 41,488.1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7.42포인트(2.13%) 뛴 5,638.94, 나스닥종합지수는 451.08포인트(2.61%) 튀어 오른 17,754.09에 장을 마쳤다. 모처럼 뉴욕 증시 전체가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3대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한 것은 지난 7일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는 지난 12일에도 상승했으나 다우지수는 약보합에 머무른 바 있다.
이날 발표된 지표는 호재는 아니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에 대해 미국인들의 심리는 또다시 크게 꺾였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7.9로 집계됐다.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2월 확정치 64.7과 비교하면 6.8포인트(10.5%)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1% 급락했다. 시장 예상치 63.1과 비교해도 못 미친다. 미국 소비자들의 심리지수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꺾이고 있다. 올해 1월의 71.7에서 2월 64.7로 내려앉은 데 이어 3월에는 57.9까지 꺾였다. 불과 두 달 사이에 13.8포인트나 굴러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번 급락장의 단초를 제공한 재료였다. 예상보다 가파르게 꺾인 소비 심리에 투자자들은 일괄 투매했고 관세 불확실성까지 얽히며 투자심리는 계속 짓눌렸다.
투자자들은 소비심리 악화보다 저가 매력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S&P500은 2월의 전고점 대비 주가가 10% 이상 떨어지며 전날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나스닥은 작년 12월의 최고치 대비 낙폭이 12% 이상이었다. 이는 그만큼 저가 매력이 부각된 상태라는 뜻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은 잠잠하게 있었던 점도 시장엔 '호재'로 해석된다. 취임 이후 연일 관세 정책과 관련해 변덕스러웠던 트럼프는 이날 관세에 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수입차에 4월 2일부터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시장은 이미 반영된 재료로 판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최고투자전략가는 미국 증시가 추가로 약세를 보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관세 정책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증시 부양책, 이른바 '트럼프 풋'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BOK파이낸셜의 마크 기븐스 투자 전략가는 "당분간 변동성이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모종의 매끄러운 성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모든 업종이 올랐다. 기술은 3% 이상 상승했고 임의소비재와 에너지, 금융, 통신서비스도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의료건강과 필수소비재만 1%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M7)'은 모두 강세였다. 엔비디아가 5.27% 뛰며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애플, 메타, 알파벳이 2%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애플 아이폰과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서버를 제조하는 대만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이 이번 분기 AI 관련 수요가 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테슬라는 3.86% 오르며 M7 중 특히 가팔랐던 급락세에서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27% 급등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마블테크놀로지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이 모두 강세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20%로 내려갔다. 전날 마감 무렵의 24.5%에서 하락했다. 반면 동결 확률은 전날의 18.8%에서 22.5%로 올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89포인트(11.71%) 내린 21.77을 기록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