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하나금융은 지난해 4대 금융지주 중에 총주주환원율을 가장 많이 끌어올린 데다 올해 상반기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까지 내놨다. 시장의 금융지주 주주환원 정책 지속성 우려를 해소하면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은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 함 회장 취임 첫 해인 2022년 26.9% 수준이었던 총주주환원율을 40% 수준까지 올렸다는 점에서 크게 무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 함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무리한 인수합병(M&A)보다는 은행과 카드,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 꾸준히 증가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결산 기준 자사주 매입과 현금배당을 감안한 총주주환원율은 KB금융 39.8%, 신한금융 39.6%, 하나금융 37.8%, 우리금융 34.7% 순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는 총주주환원을 1년 전 보다 0.9~4.8%포인트(p) 확대했다. 하나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2023년 33%에서 2024년 37.8%로 4.8%포인트(p) 확대되면서 가장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이어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36.0%에서 39.6%로 3.6%p 확대됐고, 지난해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한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2023년 38%에서 2004년 39.8%로 1.8%p 높아졌다.
우리금융의 경우 2023년 33.8%에서 2024년 33.3%로 소폭 뒷걸음질 쳤으나, 지난달 실시한 명예퇴직비용을 반영할 경우 34.7%로 집계돼 1년 전 보다 0.9%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꾸준히 총주주환원율을 끌어 올렸다. 함영주 회장 취임 전인 2020년 20%에 그쳤던 총주주환원율은 2021년 26%로 올랐고, 함 회장 취임 이후인 2022년 27%, 2023년 33%, 2024년 37.8%까지 올랐다.
■보통주자본 비율 방어 고무적
주주환원을 가능할 수 있는 주요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 방어에도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외화자산 비중이 많은 하나금융의 지난해 4분기 CET1 비율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자본적정성 지표 중 하나인 CET1 비율은 순정자본인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값이다. RWA는 은행자산을 유형별로 나눠 위험 정도를 반영해 계산하는데 원화 기준이어서 환율이 급등하면 외화 대출자산이 늘게 돼 CET1이 하락하게 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과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외환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상당 규모의 외화부채를 떠안아 환율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하나금융이 CET1 관리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CET1 비율은 전분기 대비 0.33%p 내린 13.51%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13.17%에서 13.03%로 0.14%p 하락했다. 하나금융의 13.16%에서 13.13%로 0.03%p 하락했는데 CET1 비율 13%가 넘는 금융지주 중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12.3 계엄 사태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환율 급등으로 금융지주들이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시장의 주주환원 정책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적극적으로 해소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올해 상반기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을 5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올리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함영주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서 무리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은행 계열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가 KB금융과 신한금융 보다 낮은 만큼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을 제고해 자기자본이익율(ROE)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지난해 4분기 중 발생한 급격한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RWA 관리를 통해 CET1 비율을 13.13%로 방어하는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지난 10월 발표한 자사주 매입 금액 일부인 531억원이 1월에 집행됐기 때문에 2024년 주주환원율이 40%에 못미쳤지만 2025년 주주환원율에 귀속된다는 점에서 연간 주주환원율은 41.8%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