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30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원유를 포함한 일부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지를 오늘 밤까지 결정할 것”이라며 “2월 1일부터 적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멕시코와 캐나다는 우리와 무역을 하면서 우리에게 결코 잘해주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들이 가진 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는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2020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하며 자유무역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과 무역 정책을 다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멕시코와 캐나다를 미국의 주요 교역국으로 언급하면서 이들 국가가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의 밀반입과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관세를 강행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캐나다산 원유에 대해서는 “완전한 면세를 적용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5%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멕시코 자동차 산업과 캐나다 제지 및 고무 산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25%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되면 멕시코 자동차 수출과 캐나다 주요 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외환 시장에서는 캐나다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캐나다 달러는 이날 미국 달러 대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펜타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세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며 “중국이 결국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며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2월 1일부터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언에서는 “어떤 방식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