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과 관세 등으로 인해 채권시장 변수가 올 것으로 보이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로 인해 2025년 미국 단기 국채 금리 하락을 예상한 것이라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월가는 연준의 금리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으며, 1년 뒤에는 현재보다 최소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y)가 이끄는 팀은 연례 전망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금리 인하 속도와 규모에 근시안적으로 주목하겠지만, 당국이 2025년에도 여전히 금리 인하 모드에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추가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금리 동향을 복잡하게 만든 상황이다.
FOMC 예상 중앙값은 현재 2025년 총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으며, 이는 월가에서 예측하는 2년물 국채 수익률 변동폭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완화 사이클이 일시 중단될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더 많은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채 보유의 이점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19일 수익률 곡선은 2022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른 기울기를 보이고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Raymond James)의 수석 투자 전략가 트레이시 만지(Tracy Manzi)는 “얕은 완화 사이클이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률 곡선의 단기 부분은 이를 따를 것이다. 수익률 곡선의 장기 부분이 주도해 완만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략가 12명의 예상치 중앙값에 따르면, 2년물 국채 금리는 향후 1년간 50bp(1bp=0.01%) 정도 하락해 3.7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8일 FOMC가 최신 경제 전망을 발표하기 직전에 2년물 금리는 10bp 가까이 상승한 바 있다.
또 장기채권의 경우 20일까지 4.52% 내외를 기록 중인 10년물 금리가 2025년 말에는 4.2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현재보다 25bp 낮은 수준이다.
전략가들은 향후 재정정책의 전개뿐만 아니라 연준의 국채 보유량 관리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양적완화(QT)를 통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종료되면 채권 공급이 감소하고 수요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클레이즈 앤슐 프라단(Anshul Pradhan)이 이끄는 팀은 보고서에서 “FOMC가 금리를 계속 인하해 단기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지만, 장기 금리가 고공행진을 할 수 있는 요인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라며 높은 중립금리와 금리 변동성 증가,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 등을 변수로 언급했다.
또 향후 몇 주 안에 발표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및 세제 정책이 월가의 전망을 뒤바꿀 가능성도 있다. 관세 인상과 이민 규제 강화는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채권 시세에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모건스탠리, 가장 비관적인 곳은 도이치뱅크다.
모건스탠리는 '성장 둔화 리스크'와 투자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강세장'을 예상했다. 다른 은행보다 빠른 속도로 미국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이 은행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내년 12월에 3.55%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도이치뱅크 전략가 매튜 러스킨은 2025년 동안 미국의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측하며 강력한 성장과 견조한 인플레이션 등을 배경으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4.6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