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이 교체형 배터리를 장착한 신규 전기차 10종을 자동차 업체들과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내년까지 1,000개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고 1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CATL의 배터리 교체 브랜드 EVOGO의 양준 CEO는 이날 중국 샤먼에서 열린 행사에서 "첫 번째 '초코 스왑' 배터리 장착 모델을 이달 중 출시하고, 나머지 모델도 수개월 내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초코 스왑' 서비스는 2022년 출시된 CATL의 배터리 교체 서비스로, 1분 이내에 전기차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 현재 국영기업인 창안자동차, FAW 등이 파트너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도시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서비스 구독료는 월 369위안(약 7만 원)부터 시작한다. CATL의 로빈 쩡 회장은 "배터리 채택 가속화를 위해 두 가지 표준 크기로 제공할 것"이며, "가능한 한 많은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고 전력망 안정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CEO는 "중국은 최종적으로 3만~4만 개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현재 10만 개에 달하는 주유소의 약 1/3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라고 전망했다. 쩡 회장도 "2030년까지 배터리 교체가 가정용 및 공공 충전기와 함께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1/3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업체 니오도 배터리 교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니오는 12월 초 기준 중국 전역에 2,800개 이상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구축했으며, 3분 이내 배터리 교체가 가능한 기술을 확보했다.
배터리 교체 인프라 확충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니오, 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주행거리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교체 방식이 전기차의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CATL과 같은 대형 배터리 업체의 시장 진출로 관련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CATL은 배터리 교체 사업 외에도 마이크로 전력망, 스케이트보드 섀시 등 신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로빈 쩡 회장은 지난 11월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CATL의 공격적인 배터리 교체 사업 확대는 한국 전기차 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도 배터리 교체 인프라 구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전기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배터리 교체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한국의 우수한 배터리 기술력을 활용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 제조사, 완성차 업체, 충전 인프라 사업자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표준화된 교체형 배터리 시스템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협력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한 자동차산업 연구원은 "중국이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배터리 교체 시장에서 한국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