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하강 움직임을 일단 멈춘 것으로 확인되면서 뉴욕 주식시장 역시 내년에는 조정을 받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내년 1월 20일(현지시각) 취임 뒤 마주하게 될 경제 현실과 주식 시장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경제에 폭풍 몰려온다
CNBC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잰디는 12일 미 소비자연맹(CFA)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미 경제가 지금은 이례적인 순항을 하고 있지만 내년에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폭풍들이 몰아칠 수 있다고 비관했다.
잰디는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 안팎에 이르고, 생산성은 고공 행진을 하고 있으며, 기업 설립도 탄탄한 데다 주식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 경제 흐름이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이와 달리 앞으로는 수많은 폭풍을 견뎌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잰디는 미 경제가 맞닥뜨릴 폭풍은 주로 트럼프 당선자가 몰고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 기간 약속한 것들을 실제로 실행에 옮길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그가 정책 추진에 상당히 공격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잰디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기업들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관세는 사람들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씀씀이가 줄어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관세는 세금이 오르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취임 첫 날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는 25% 관세를 물리고, 또 시기는 특정하지 않은 채 중국 제품 관세율도 10% 추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 선거 유세 기간에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물리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불법 이민자 추방과 이민 규제 역시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으로 잰디는 우려했다.
이는 잰디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골드만삭스도 불법 이민자 추방이 미 노동력공급 부족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미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뉴욕 증시, 내년 10~15% 조정
투자은행 스티펠은 12일 트럼프가 촉발할 인플레이션이 아니더라도 이미 미 인플레이션 하강이 멈춘 터라 뉴욕 주식 시장이 내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비관했다.
이날 공개된 미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전날 공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모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스티펠 최고주식전략가(CES) 배리 배니스터는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내년 중반에는 5000선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 부근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금보다 10~15% 조정을 받는다는 뜻이다.
배니스터는 미 인플레이션이 좀체 떨어지지 않는 데다 미 성장률은 내년 중반 지금의 절반 수준인 1.5%로 떨어질 것이어서 주식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제동이 걸려 내년 0.25%포인트씩 단 두 차례만 금리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