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촉발한 무역 전쟁에 대응해 위안화 가치의 10~15% 절하를 허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는 투자자 메모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실효 관세가 현행 20%에서 60%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JP모건의 자한기르 아지즈를 비롯한 이코노미스트들은 “신흥국들이 트럼프의 무역 관세 인상 공약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정책이 가장 빠르고 실질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실효 관세 인상이 2025년 중국 경제 전망에 잠재적으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보면서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4.8%에서 내년에는 3.8%로 둔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은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위안화가 10~15% 절하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중국 인민은행이 2018~2019년에 시행했던 전략을 되풀이해 미국 관세 인상의 70%를 위안화 절하로 상쇄했던 당시 예상할 수 있었던 28~30%의 위안화 절하 폭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2018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3%에서 20%로 인상한 바 있다.
아지즈는 금융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중국 당국이 더 큰 폭의 위안화 절하는 단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역내 위안화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이미 미국 달러 대비 약 1.4% 하락했다. 위안화는 27일 거래에서는 달러화에 대해 7월 이후 최저치인 7.25위안에 거래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주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내정한 제이미슨 그리어는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JP모건은 이어 다가오는 ‘무역 충격(trade shock)’으로 인해 신흥시장의 성장률이 올해 4.1%에서 내년에는 3.4%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신흥 아시아 및 멕시코의 제조업 수출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인도의 타격이 가장 적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트럼프 체제하에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내년 상반기까지 평균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