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5일(현지시각) 마약 유입 및 불법 이민 문제 대응을 위해 취임 첫날인 1월 20일에 중국과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자 전 세계 외환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 취임 첫날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역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건을 위반할 수 있는 조치다.
트럼프의 발표 내용이 알려지면서 26일 외환시장에서 멕시코 페소화가 달러 대비 2% 넘게 하락했고, 캐나다 달러화는 4년 반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중국 위안화도 달러 대비 7월 30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의 카막시아 트리베디 글로벌 외환, 금리 및 신흥시장 전략 리서치 책임자는 “(트럼프의 발표에 대한) 첫 번째 반응은 외환 변동성의 급격한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리베디는 CNBC에 출연해 “이는 모두가 익숙해져야 할 일이 될 것”이라며 ”환율이 관세 발표에 어느 정도 대응하는 주요 수단이기 때문에 외환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뉴욕 시장 초반 107.435까지 상승한 뒤 후반 상승 폭을 줄이며 전일 대비 0.15% 오른 106.937에 거래됐다.
달러 지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헤지펀드 수장인 스콧 베센트를 재무장관 후보로 지명하자 전일 거래에서는 0.6% 하락한 바 있다.
골드만의 트리베디는 관세가 트럼프 백악관 복귀의 주요 특징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향후 몇 달 동안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외환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이 달러화의 광범위한 강세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의 관세 발표는 선거 공약에서 제시했던 것보다는 훨씬 낮았지만,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관세 발표 가능성과 보복 조치 가능성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에 중국산 제품에 최대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중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네덜란드 은행 ING의 전략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을 1월 취임 전의 협상 전술로 평가하면서도 투자자들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씨티의 전략가들도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협상 도구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뉴스에 따라 외환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에 주목했다.
씨티의 루이스 코스타 신흥시장 전략 글로벌 책임자는 ”헤드라인 뉴스 하나에 멕시코 페소가 하룻밤 사이에 1.5~2%까지 움직일 수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멕시코 정부와 협상하는 데 중요한 지렛대 중 하나로 사용할 것이 분명하며, 관세 부과보다는 협상 내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