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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내년 금리 인하 궤도 불투명...트럼프 공약 맞물려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김미혜 해외통신원

기사입력 : 2024-11-15 06:08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올해 남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예정대로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지만 지난 9월 회의 뒤 예고된 내년 1.0%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비록 시장 전망을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다시 꿈틀대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들이 시행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가중될 것이어서 연준의 금리 인하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별한 일이 없더라도 언젠가는 찾아오게 될 경기 침체기에 인플레이션까지 겪게 되면 연준은 사실상 무장해제될 가능성도 있다.

미 경제, 나아가 미 경제 성장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미 인플레이션은 올 들어 뚜렷한 하강 움직임을 보였지만 올 후반 들어 하강이 멈췄다.

노동부가 13일 발표한 10월 CPI는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해 좀 더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 근원지수가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근원 CPI는 10월까지 석 달을 내리 올랐다.

노동부가 14일 공개한 10월 PPI도 흐름이 다르지 않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PPI는 전년동월비 3.1% 상승했다. 9월 상승률 2.8%는 물론이고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 전망치 3%보다도 높았다.

전년동월비 물가상승률 2%를 목표로 하는 연준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금리 인하 궤도 먹구름


시장에서는 다음달 17~18일 FOMC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예고했던 것처럼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돼 미 기준 금리가 지금의 4.50~4.75%에서 4.25~4.50%로 낮아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PPI까지 반등한 것이 확인되면서 그 확률은 하루 전 82.5%에서 이날 72.2%로 떨어지기는 했다.

문제는 내년이다.

연준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인플레이션 하강 흐름이 멈춘 데다 내년부터는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대대적인 관세, 불법 이민자추방과 이민 규제, 감세 등은 모두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네이션와이드의 오렌 클라츠킨 이코노미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분석 노트에서 “PPI가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를 결정적으로 뒤집지는 않겠지만 향후 금리 정책 전망을 더 불투명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클라츠킨은 내년에 연준이 0.75%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이보다 금리 인하 폭이 더 작아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울프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야후파이낸스에 연준 정책기조가 금리 인하로 기울고 있는 것은 맞지만 내년에는 속도 조절에 나서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침체 대신 스태그플레이션(?)


미 경제는 아직 경기 침체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순환 주기에 변화가 생겨 호황은 길어지고, 침체는 얕고 짧은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올 후반 예상됐던 경기 침체는 아직 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기 팽창 속에 이미 경기 침체의 씨앗이 숨겨져 있다는 점에서 언제까지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기만을 바랄 수는 없다.

14일 배런스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공약이 내년에도 미 경제를 성장세로 이끌 것이라는 희망은 품되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겹치는 최악의 상황, 스태그플레이션을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경기침체는 팬데믹 같은 돌발상황으로도 촉발되지만 경제의 자연스러운 호흡과 같다. 들숨 날숨이 있는 것처럼 경제도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

프로메테우스에 따르면 경기 팽창은 고용, 투자 지출 확대나 신규 투자 등을 통해 생산이 증가하면서 촉발된다. 이는 대개 낮은 금리로 뒷받침된다.

성장기에는 낙관 전망 속에 각 경제 주체의 차입과 투자가 늘고 이에 따라 설비 가동률과 노동 시장이 고점을 찍는다.

그러나 동원 가능한 설비와 노동, 또 자원에 한계가 오게 되고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을 촉발하게 된다.

기업들이 달라진 환경에 대응해 감원을 시작하는 것이 대개 경기 침체 신호탄이다.

트럼프 시대에는 문제가 더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 부과는 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는 요인이고,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과 이민 규제는 미 노동력 부족으로 이어져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미 경제가 경기순환에 따른 피할 수 없는 경기 침체 속에서 인플레이션까지 고공 행진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뜻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공급 충격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대응책은 재정정책을 통한 공급 확대이지만 트럼프 발 스태그플레이션에서는 어떤 정책으로 대응해야 할지 지금으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세계 경제가 미 경기순환과 트럼프 공약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게 됐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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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해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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