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행정부로 인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포함돼 있는 나라들의 성장률이 뒤처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닛케이아시아는 APEC 보고서를 인용해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역풍으로 인해 APEC 협력체들의 경제 성장세가 내년부터 다른 지역보다 뒤처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APEC의 연구 및 분석 부서인 정책 지원부서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아태지역 총 GDP는 전년 대비 3.5% 증가해 지난해 3.6%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성장률은 2025년 3.1%로 떨어지는 한편, 중기적으로는 2.7%로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3.2%, 중기(2027~2029년) 3.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다른 지역 국가들에 비해 떨어지는 수치다.
미국, 중국, 캐나다, 일본, 한국, 멕시코를 포함한 21개 APEC 회원국은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 무역의 절반과 전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며 주요 성장동력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중국 등 주요 회원국의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더해 지정학적인 요인으로 역내 무역과 경제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의 모든 수입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서, 미·중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APEC 정책지원국 카를로스 쿠리야마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1기 행정부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러우며 1기에서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성장률 전망은 기존의 상황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래 정책과 내각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가정을 하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관세와 기타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단기 및 중기적으로 APEC 성장의 주요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멕시코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지정학적 혼란으로 인해 혜택을 보고 있는 국가들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무역 규제를 피하려는 기업들이 멕시코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사업장과 제조 시설을 설립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하고 있으며, 일부 경제는 이러한 변화로 인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쿠리야마 국장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도 일부 혜택을 보고 있고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동남아시아와 멕시코가 가장 큰 수혜자”라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과 미국과의 근접성이 멕시코에 독특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