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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일방주의·패권주의는 고립 자초”…美·中 관세 휴전 후 ‘견제 메시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양자 협정에 서명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양자 협정에 서명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관세 전쟁 일시 중단 합의 다음날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는 결국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며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14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중남미·카리브 국가(CELAC)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관세 전쟁과 무역 전쟁에 승자는 없다”며 중국의 자유무역 수호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의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휴전 발표 하루 뒤 나왔다.

시 주석은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국가 간 협력과 단결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중국은 중남미와 손잡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계질서를 만들어갈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45%의 고율 보복관세를 매기고 중국이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격화된 관세전이 지난 주말 90일간 관세를 크게 완화하기로 한 합의 이후 나온 발언이다.
양국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전체 관세를 145%에서 30%로 낮추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매긴 125% 관세를 10%로 줄이기로 했다. 다만 지난 2~3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펜타닐 관련 제품에 부과한 20%의 추가 관세와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는 유지된다.

백악관은 이번 관세 완화를 “미국 국민에게 실질적 혜택을 주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능력을 보여주는 승리”라고 자평했지만 중국은 “강경한 대응이 효과를 거뒀다”며 자국의 승리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 산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중국의 단호한 대응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국제정치 전문가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관계연구소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경제적으로 상호 얽힌 미중이 고통을 나누는 상황에서 이번 합의는 충돌을 잠시 유예하는 것”이라며 “충격 요법에서 점진적 치료로 전환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 그는 “중국이 모든 미국 관세 철폐를 전제로 하지 않고 협상에 유연하게 나선 점은 전략적 판단”이라며 “미국과의 충돌 틈을 이용해 다른 나라들과의 연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과 중남미·카리브 지역은 글로벌 사우스의 중요한 일원으로 독립과 자주가 우리의 전통이고 발전과 재도약이 우리의 권리이며, 공정과 정의는 공동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이날 660억 위안(약 9조2000억원) 규모의 위안화 표시 신용대출을 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중국과 중남미 간 교역액은 5000억 달러(약 687조원)를 돌파했으며 브라질산 대두의 73%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등 무역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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