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고령화 등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해면서 잠재성장률이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훨씬 크지만 혁신 기업 생태계와 출산율, 이민 등 인구유입이 높은 미국(2.1%)에 역전된 것이다. 영국(1.1%)과 독일(0.8%) 등 주요 선진국들은 우리나라보다 낮지만 최근 잠재성장률이 상승세여서 주목받고 있다. 그렇지만 절대적인 잠재성장률 수치는 한국이 주요 7개국(G7)과 비교해 미국에 이어 2위 수준을 유지해 아직 기회는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된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저출산과 고령화 등 한국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잠재성장률이 국가 규모가 큰 미국에 추월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0%로 추정했다. 이는 최근 5년간 0.4%p가 하락한 것이다.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20∼2021년 2.4%에서 2022년 2.3%로 하락했다. 2023년 2.0%로 더 떨어졌고 올해도 2.0%로 유지됐다.
잠재성장률은 국가가 노동, 자본,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잠재 GDP의 증가율을 의미한다.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한 것이 잠재성장률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미국은 활발한 외국인 유입과 견조한 출산율을 보이면서 노동력이 지지 받고 있다.
또 한국의 산업구조 개편이 지연되고 서비스 산업 경쟁력이 약한 것도 잠재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저지하기 위해 초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성장잠재력 약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과 경제의 구조적인 개혁뿐 아니라 출산과 양육 부담을 덜 수 있는 전방위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도한 수도권 집중, 대학 입시 경쟁 과열, 높은 주거비, 필수 생계비 부담 등이 복합적인 요인이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정보통신기술(ICT) 중심 혁신적인 기업 생태계로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다. 활발한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게 금융투자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혁신산업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통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는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매우 크지만 잠재성장률은 최근 반등세다. 미국 잠재성장률은 2021년 1.9%, 2022년 2.0%, 2023년 2.1%로 상승세다. 올해도 2.1%로 전망돼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선진국들도 최근 최근 잠재성장률이 상승세여서 한국과 대조적인 행보다. 독일은 2020년 0.7%에서 올해 0.8%로 소폭 상승했다. 영국은 2020년 0.9%, 2023년 1.2%, 2024년 1.1%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아직 절대적인 수준에선 우위를 보이고 있다. 주요 7개국(G7)과 비교하면 미국(2.1%)을 제외하면 한국(2.0%)보다 높은 국가는 없다.
뒤이어 캐나다(1.9%), 프랑스·이탈리아·영국(1.1%), 독일(0.8%), 일본(0.3%) 순이었다.
한편 한국은행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최근 20년 한국 포함 주요국 연도별 국내총생산(GDP)갭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잠재성장률을 각 1.9%, 1.7%로 추정했다.
OECD 보고서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13년(3.5%) 이후 2024년까지 12년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