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현물 가격이 내년인 2025년 지금보다 10%가량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금 시장을 주도하는 런던금시장연합회(London Bullion Market Association·LBMA)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연례 콘퍼런스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내년 10월 말 금 가격이 지금보다 약 10% 높은 온스당 2917.4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LBMA는 런던의 금 거래업자들이 참가하는 단체로, 1987년에 설립됐다. 세계 최대 거래량을 자랑하는 런던 금 시장의 거래 동향과 가격을 좌우한다.
설문조사에 응한 이들은 금 무역과 정제, 채굴 분야 등에서 활동하는 주요 단체나 사업체의 대표들이다.
현물 금 가격은 올해 들어 약 29% 급등했다. 지난 3분기에 가격이 1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2016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6일로 온스당 2685.42달러를 기록했다. 다음 날 0.7% 하락해 온스당 2651.88달러로 마감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우상향 곡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도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지정학적 긴장과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가치 저장 수단인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그 매력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에 이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공습,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과 중국의 아시아 패권 도전 등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또 미국의 심각한 재정적자와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희석되면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 가격 상승세로 올해 안에 온스당 3000달러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18일 0.5%포인트 ‘빅컷’을 단행하고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달러 가치 하락 속에 금 가격 상승 행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미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4.5%에 이를 정도로 치솟으면서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의회예산처(CBO)는 이대로 가면 2030년에는 재정적자가 GDP의 5%를 넘어서고, 2034년에는 6.1%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한편, 은 가격도 내년 10월 말에 지금보다 43% 상승해 온스당 4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당분간 안전자산에 대한 주목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