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영구 폐쇄됐던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원전이 재가동된다. 미 에너지부는 30일(현지시각) 인공지능(AI) 관련 산업 발달 등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해 원전을 통한 전력 생산을 적극 추진하면서 지난 2022년 폐쇄된 팰리세이드 원전 재가동을 위한 대출 지원금 15억2000만 달러(약 2조 원)를 제공하기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미 에너지부는 팰리세이드 원전 재가동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는 2개의 업체는 이와 별개로 13억 달러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팰리세이드 원전을 운영하는 홀텍 인터내셔널이 정부의 승인을 거쳐 2025년 10월부터 원전을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원전 산업의 부활을 위해 오래된 원전의 폐쇄를 막고,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세계 주요 원전 운영 국가들이 수리 또는 경제성 등을 이유로 일시 가동 중단 상태였던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있으나 완전히 폐쇄된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것은 미국이 처음이다. 미국 정부가 원전 부활을 위해 직접 대출 지원을 한 것은 800메가와트(㎿) 규모의 이 원전이 처음이다.
이 발전소는 엔터지사(社)가 재정난을 이유로 2022년 5월에 폐쇄했고, 홀텍사가 그해에 인수해 재가동을 추진해 왔다. 이 원전은 2025년 말에 재가동될 예정이고, 최소한 오는 2051년까지 운영된다. 팰리세이드 원전은 냉각시스템 누출이 발견돼 2022년 5월 예정된 날짜보다 약 2주 일찍 폐쇄됐었다.
미 에너지부는 전기차 증가, 배터리와 태양광 공장 가동, AI용 데이터 센터 운영 등으로 향후 몇 년 사이에 미국의 전력 수요가 현재보다 15%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를 되살리는 투자를 단행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일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로부터 펜실베이니아 주의 스리마일 원전에서 향후 20년간 전력을 구매하는 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스리마일 원전은 1979년 노심 용융 사건으로 2호기를 완전히 폐쇄했다. 이후 계속 가동하던 835메가와트급 규모의 1호기도 2019년 고비용 등을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다.
컨스텔레이션은 2028년 초까지 1호기 원자로를 재가동하는 데 약 16억 달러를 투입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맺은 PPA는 이 투자금으로 활용된다.
NYT는 “일부 업체들이 신규 원전 건설을 희망하고 있지만, 기존 원전을 재가동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미 에너지부는 의회의 승인을 거쳐 650억 달러의 재원을 마련해 이를 신규 원전 건설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미국에서 신규 원전 건설이 허가된 사례는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유틸리티 업체들이 지난해에만 정부 당국에 12개 노후 원자로의 사용 허가 연장 신청을 했다. 미국에서 현재 가동 중인 94개 원자로의 거의 전부가 60년 이상 사용 연장을 했고, 이 중 2기 원자로는 80년을 연장함으로써 기존 허가 기간을 2배로 늘렸다. 미국에서 22개 원자로가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폐로(폐기 처분·decommissioning) 절차에 들어간 상태였으나 스리마일섬 1호 원자로 등을 포함해 상당수의 원자로가 재가동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