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트리플폴드폰(3단 폴더블폰) '메이트 XT'가 공개되자 전세계 언론이 화웨이의 기술력을 대서특필했다. 국내 언론에서도 폴더블폰의 리딩 기업 삼성전자를 제치고 화웨이가 3단 폴더블폰을 양산하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5년 만에 삼성전자를 추월'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화웨이의 혁신적인 제품은 상용화할 만큼의 내구성을 못 갖춘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일 출시된 메이트 XT는 벌써부터 화면이 갈라서는 등 내구성이 기대치를 밑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폰이지만 정작 폴더블폰의 내구성이 상당히 취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화웨이 메이트 XT는 세계 최초로 화면을 두 번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이다. 이 제품은 단일 화면일 때는 12.8mm에 불과하며 3단 화면을 모두 펼치면 가장 얇은 부분이 3.6mm에 불과하다. 갤럭시 Z 폴드6의 두께(접었을 때 12.1mm, 펼쳤을 때 5.6mm)와 비교하면 한쪽 디스플레이 두께가 훨씬 얇다.
메이트 XT의 특장점이 트리플폴드지만 비싼 가격 대비 사양은 아쉽다. 제품 성능이 퀄컴 스냅드래곤8+ 1Gen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화웨이 메이트 XT의 두뇌는 자회사가 생산한 기린 9010 프로세서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어서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을 사용하지 못해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에서 생산한 칩셋을 사용했다. 이 칩셋은 대만의 TSMC가 아닌 중국의 파운드리 기업인 SMIC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메이트 XT 256GB 모델의 공식 가격을 1만9999위안(약 377만원)으로 책정했다. 512GB 모델 출고가는 2만1999위안(약 414만원), 1TB 모델은 2만3999위안(약 452만원)이다. 최고급 모델 가격이 400만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사양이 아쉽다.
그런데 막상 출시된 메이트 XT의 가장 큰 문제는 성능이 아니었다. 내구성이었다. 3단 폴딩 구조로 인한 초박형 설계, 그리고 인폴딩(안으로 접히는 구조)과 아웃폴딩(바깥쪽으로 접히는 구조)이 모두 사용된 만큼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의 인폴딩 1회 구조에 비해 내구성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실제 삼성전자도 폴더블폰 초기 내구성 문제를 겪었다. 화면 깨짐과 갈라짐에 대해 외관 손상 없으면 무상수리를 1회 제공하는 등 한층 강화된 AS 정책을 제공했다. 화웨이 메이트 XT의 내구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3단, 4단 폴더블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