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투자 심리 위축 등 악재 겹쳐
보도에 따르면 가베칼(Gavekal) 분석가들은 디플레이션이 시작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및 경기 부양 노력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리지워터 설립자 레이 달리오는 중국의 상황을 "1990년대 일본보다 더 어렵다"고 평가하며 경제 구조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석 경제학자 비미시와 중국 리서치를 이끄는 로리 그린은 중국의 성장이 침체되고 있으며, 특히 이전에 두 자릿수로 성장하던 통화 공급량(M1)의 감소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가계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었고, 은행들도 부실 대출 처리 등으로 자금 공급을 제한하고 있어 경제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더 큰 고통 예상
비미시는 화폐 공급량 변화가 일반적으로 3분기 후에 GDP에 반영된다는 점을 들어 2025년 상반기에 중국 경제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5% 성장 목표를 고수하고 있지만, 실질 GDP는 4%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에는 1~2%로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조업 약화, 디플레이션, 임금 상승 압박 등 악재 겹쳐
중국 경제의 몇 안 되는 밝은 점이었던 제조업도 약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디플레이션은 기업 이익을 감소시키고 있으며, 적자 기업 수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임금 상승 압박은 중국 소비자에게 의존하는 기업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가계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비미시는 "이러한 예측이 실현된다면, 내년에 사회적 불안이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책적 딜레마...위안화 강세 vs 수출 증대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상충되는 정책 목표로 인해 더 큰 경기 부양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달러 중심의 국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위안화를 강력하게 유지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수출 증대를 위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5년 위기 재현 우려…미국식 은행 구제금융 필요할 수도
현재 중국의 상황은 2015년 위기 당시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정책적 실수로 인해 자본 유출이 발생했고, 중국 정부는 자본 통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더욱 심각한 부채 문제, 복잡한 지정학적 상황, 악화된 사회적 불평등 등 더욱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중국은 미국이 2008년 금융 위기 때 시행했던 대규모 은행 구제금융과 유사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중국 경제 침체,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
중국의 경제 침체는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경제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상품 가격 하락과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중국 경제는 현재 심각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2025년에는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과 함께, 세계 경제 주체들은 중국 경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