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5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린 암살 시도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번에는 골프를 치고 있던 트럼프 후보를 노렸다.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 50대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주요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 FBI 등 수사 당국이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를 겨냥한 암살 시도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비밀경호국(SS)의 선제 대응으로 다행히 불상사를 막을 수 있었다. 사건이 벌어진 건 15일(현지시각) 오후 1시 반 쯤이다.
SS요원의 적극적인 선제 대응이 없었다면 미국 대통령 선거일은 단 51일 남겨둔 가운데 트럼프 후보가 엄청난 위기에 처할 수 있었던,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긴박한 상황이었다.
사법당국이 언론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트럼프 후보가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발생했다.
트럼프 후보가 골프를 치는 동안 이 골프장은 부분적으로 폐쇄된 상태였다. 트럼프 후보가 5번과 6번 홀 사이에 있었을 때 몇 홀 앞서가던 SS 요원들이 골프장 울타리 사이로 비죽 들어온 AK 유형 소총의 총신을 발견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용의자와 골프장 1∼2홀, 거리로는 300∼400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비밀 경호국 요원들이 트럼프가 칠 홀에 미리 가서 안전을 확인하다 총을 든 용의자를 발견하고 총을 쐈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가 갖고 있던 조준경이 달린 AK-47 소총과 배낭 두 개, 액션 카메라 하나를 압수해 사진을 공개했다.
압수물로 미뤄 봤을 때 용의자는 트럼프 암살 장면을 촬영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밀 경호국이 총을 쏘자 용의자는 소총을 버린채 자신의 SUV 차량을 타고 도주했고, 결국 얼마 안 가 고속도로에서 붙잡혔다.
현재 FBI 등은 용의자를 상대로 범행 배후가 있는지, 동기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걸 직접 알렸다. 사건 직후 지지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그는 "근처에서 총격이 있었는데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기 전에 자신이 안전하고 잘 있다는 걸 전한다"며 "아무것도 나를 늦추지 못할 것이고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7월 피격 사건 때 냈던 것과 같은 메시지다.
사건 직후 트럼프는 골프장 인근에 있는 자신의 저택 마러라고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