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30일(현지시각) 뉴욕시장에서 큰 폭으로 하락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3% 넘게 급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동맹 산유국으로 구성된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가 예정대로 10월부터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2.36달러(3.11%) 하락한 73.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주간으로 1.7% 하락했고 8월 한 달 동안 3.6% 하락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1.14달러(1.43%) 하락한 배럴당 78.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8월 월간으로는 2.4% 하락했다.
로이터 통신은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OPEC+가 10월부터 계획됐던 증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OPEC+의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에 나섰으나 오는 10월부터 자발적 감산의 단계적 축소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와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되면서 다음 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점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완만한 인플레이션 증가로 인해 25bp 금리 인하 전망이 굳어질 수 있으며, 50bp 인하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금리는 경제 성장과 석유 수요를 촉진해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공동 설립자는 블룸버그에 “WTI가 당분간 60달러 초반까지 쉽게 거래될 수 있다”면서 “WTI가 70달러를 하향 돌파할 경우 OPEC+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실망스러운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최근 유가 전망치를 낮추기도 했다.
한편, 리비아 국영석유공사는 최근 유전 폐쇄로 리비아 전체 석유 생산량의 약 63%가 손실됐다고 밝혔다.
컨설팅 회사인 라피단 에너지 그룹은 리비아의 생산 손실이 하루 90만~100만 배럴에 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몇 주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비아 동부 정부는 26일 모든 유전을 폐쇄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생산과 수출이 중단된 바 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