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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제3후보' 케네디 주니어, 트럼프 지지 공식 선언

이수정 기자

기사입력 : 2024-08-24 06:41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2024년 8월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대통령 선거 운동 중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2024년 8월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대통령 선거 운동 중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미국의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23일(현지시각) 그동안 떠들썩했던 자신의 선거운동 중단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로이터 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케네디는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더 이상 선거 승리를 위한 현실적인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환경 변호사이자 백신 반대 옹호로 명성을 얻은 케네디는 이날 “민주당이 민주주의를 포기했다”고 맹비난했다.
케네디는 트럼프와 자신을 민주당의 "지속적인 법적 전쟁"의 희생자로 규정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020년 경선에서 "단 한 명의 대의원도 확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케네디는 해리스가 언론을 무시하고 트럼프 반대에만 집중하는 캠페인으로 정책 논단을 흩뜨렸다고 비난하며 바이든과 해리스의 민주당 장악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치하의 러시아 독재정치에 비유했다.

케네디는 "이런 것들이 내가 민주당을 떠나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이제 트럼프를 지지하게 된 원칙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케네디는 그동안 트럼프와 그의 보좌관들을 여러 차례 만났고 국경 안보와 언론 자유 및 전쟁 종식과 같은 문제들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케네디는 이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는 격전지 10개 주에서 자신의 이름을 투표용지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으나 다른 주에서는 후보 자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운동을 접을 뿐 후보 등록 자체를 전면 철회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는 1963년 총격으로 피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이자 1968년 대선에 출마해 경선 도중 피살된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아들이다.
그는 2023년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맞서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당시 유권자들이 고령의 바이든과 법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자 케네디에 대한 관심이 치솟기도 했다.

이후 케네디는 무소속 출마로 돌아섰고, 바이든과 트럼프와의 3자 대선 구도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이 한때 20%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로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하자 케네디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율은 급격히 하락했다.

한편, 선거 전략가들은 케네디의 트럼프 지지가 오는 11월 5일 대선을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과 팽팽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에게 도움이 될지 불분명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드렉셀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윌리엄 로젠버그는 로이터에 “케네디의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감안할 때 이번 조치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토니 파브리지오는 케네디 지지자 중 더 많은 사람이 격전지 주에서 해리스보다 트럼프를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메모에서 “이것은 트럼프와 그의 캠페인에 좋은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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