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 부채가 사상 최초로 약 4경8475조원(35조 달러)을 돌파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 신호다.
재무부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1인당 부채는 약 1억4542만5000원(10만5000달러), 가구당 약 3억6841만원(26만6000달러)에 달한다. 지난 12개월 동안 국가 부채는 하루 평균 8조8640억원(64억 달러)씩 증가했다고 최근 에포크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부채 증가 속도가 경제 성장률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122%를 넘어섰다. 이는 경제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자 지급액이 급증하고 있다. 현재 이자 지급은 세계 1위인 국방비 투자를 제치고 둘째로 큰 예산 항목이 됐다. 올해 회계연도 첫 9개월 동안 순이자 지급액은 약 944조5700억원(6820억 달러)로, 국방비 약 891조9400억원(6440억 달러)을 초과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연방정부가 지속 불가능한 재정 경로에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와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미국 부채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의회예산국(CBO)은 2034년까지 공공 부채가 50조 달러를 넘어 미국 GDP의 12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다.
재정적자도 급증하고 있다. CBO는 올해 재정적자 전망치를 약 2631조5000억원(1조9000억 달러)로 27% 상향 조정했다. 향후 10년간 누적 적자는 약 3경470조원(22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이자 비용 증가가 연방 수입을 잠식하고 있다. 올해 이자 지급액은 개인 소득세 수입의 4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 경제의 장기적 안정성과 성장 잠재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부의 재정지출 능력 제한, 민간투자 구축, 달러화 신뢰도 하락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증세나 지출 삭감 등 강도 높은 재정 건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치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지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부채 증가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성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의 재정 불안은 국제 금융시스템 전반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국가 부채 증가는 한국 경제와 산업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강세가 예상되며, 이는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 압력이 한국의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미국 경제 둔화는 한국의 대미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 증가로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미국발 경제 불안이 신흥국 위기로 번질 경우 한국 경제에도 연쇄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미 정부와 의회는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해법을 두고 여야 간 의견 대립이 첨예하다.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권은 앞으로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