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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15억 달러 펀드 조성…유럽 공급망 확보 '정조준'

노정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7-12 15:43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이 15억 달러(약 2조695억 원) 규모의 역외 펀드를 조성해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이 15억 달러(약 2조695억 원) 규모의 역외 펀드를 조성해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나선다.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이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5억 달러(약 2조695억 원) 규모의 역외 펀드를 조성해 유럽 및 해외 시장 생산 확대에 필요한 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CATL은 이를 위해 해외 국부펀드, 슈퍼리치 개인 자산 관리 사무소(패밀리 오피스), 자동차 제조사 등과 활발히 접촉 중이다. 펀드는 CATL에 부품 및 소재를 공급할 수 있는 유럽 기업에 주로 투자될 예정이며, CATL은 펀드 지분의 약 15%를 출자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 조성은 CATL이 400억 달러(약 55조188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엄격한 해외 직접 투자 규제로 인해 대규모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졌다. 펀드 운용은 홍콩 로크파인 캐피털이 맡았다.
CATL은 펀드 조성 목적에 대해 "전 세계 파트너와 함께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고, 주로 해외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중 갈등으로 북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유럽 시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CATL은 이미 유럽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헝가리에 73억 유로(약 10조9450억 원)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작년에는 스위스에서 대규모 주식 매각을 추진했으나 중국 당국의 우려로 철회한 바 있다.

이번 펀드 조성은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계획하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CATL은 펀드를 통해 유럽 내 공급망을 강화하고, EU의 규제 리스크를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CATL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쩡위친은 CATL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 "배터리가 보안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은 '농담 같은 소리'"라며 "배터리는 집을 짓기 위해 구입하는 돌이나 벽돌과 같습니다. 벽돌이 어떻게 스파이가 될 수 있을까요?"라고 반박했다.

한편, CATL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37%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으며,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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