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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등 日 반도체 제조업체들, 생산 경쟁에 300억 달러 투자 예정

이용수 기자

기사입력 : 2024-07-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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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니

소니 그룹과 미쓰비시 전기 등 일본의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전력 장치와 이미지 센서 생산을 늘리기 위해 2029년까지 약 5조 엔(310억 달러)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닛케이는 일본의 8개 주요 칩 제조업체의 2021 회계연도부터 2029 회계연도까지의 설비 투자 계획 집계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은 국내 칩 산업의 부흥을 위해 인공지능, 탈탄소화, 전기자동차 등 성장 분야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전력 반도체, 센서, 로직 칩에 대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반도체 관련 시설에 많은 투자가 진행 중이다.

1988년 일본은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1990년대 한국과 대만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막대한 투자를 단행해 점유율을 잃은 상태다. 투자 경쟁에서 밀린 일본 기업들은 2000년대 초반 첨단 기술 개발에서 잇따라 철수했고, 그 결과 2017년 이후 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2020년경 미중 긴장이 고조되고 일본 정부가 반도체를 경제 안보에 중요한 소재로 지정하면서 다시 첨단 반도체 자국 내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잰걸음을 내고 있다.

일본 재무성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제조를 포함한 통신 장비 부문의 설비 투자는 2022 회계연도 2조1000억 엔으로 5년 동안 30% 증가했다.

또 전체 제조업 투자에서 반도체 제조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1%에서 13%로 증가하여 자동차를 포함한 운송 기계(15%), 화학(14%)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지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곳이 소니다. 소니는 2021회계연도부터 2026회계연도까지 약 1조6000억 엔을 투자해 이미지 센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을 수립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및 기타 제품 관련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자율 주행과 공장 및 매장 모니터링으로 응용 분야가 확대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소니는 2023 회계연도에 나가사키 현에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고 규슈 최남단에 위치한 구마모토 현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도시바와 롬 또한 AI 데이터 센터와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총 3800억 엔을 투자하는 등 전기를 제어하는 전력 장치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시바는 일본 중부 이시카와 현의 공장에서 실리콘 전력 디바이스 생산을 늘리고, 롬은 규슈 미야자키 현의 공장에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 디바이스 생산을 확충시킬 계획이다.

미쓰비시 또한 2026 회계연도에 실리콘 카바이드 전력 디바이스의 생산 능력을 2022 회계연도 대비 5배로 늘릴 예정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구마모토현에 약 1000억 엔을 투자하여 새로운 시설 건물 계획을 확정했다.

AI용 로직 반도체 분야의 래피더스는 최첨단 2나노미터 제품 생산을 목표로 오는 2025년 4월까지 홋카이도 치토세에서 프로토타입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에 일본 정부는 총 2조 엔의 투자금 중 9200억 엔을 지원한다. 라피더스 측은 “2027년에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며 향후 설비 투자를 늘릴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런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산업성은 2030년까지 TSMC 등 외국 기업을 포함한 국내 생산 반도체 매출을 2020년의 3배인 15조 엔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 정부는 2021 회계연도부터 2023 회계연도까지 3조9000억 엔을 보조금으로 배정했으며, 이 중 3조 엔은 국내외 주요 칩 기업에 지원될 예정이다. 이는 3조9000억 엔은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로 보면 선진국 중 가장 큰 규모다.

또 현재 계획된 5조 엔의 투자 중 약 1조5000억 엔을 정부가 보조할 예정이다.

이런 투자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리서치 회사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일본에 본사를 둔 반도체 제조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8.68%로 2022년보다 0.03%포인트 상승해 7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옴디아 수석 애널리스트인 미나미카와 아키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로 일본 기업의 반도체 생산량은 2024년 이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며 점유율도 계속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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