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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재계 ‘AI 자동화’ 도입 움직임, 예상보다 빠르다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4-06-21 09:51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업무 자동화' 이미지. 사진=오픈AI/링크드인이미지 확대보기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달리(DALL-E)를 이용해 만든 '업무 자동화' 이미지. 사진=오픈AI/링크드인

미국 경제계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 움직임이 당초 예상한 것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AI발 자동화로 업무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란 낙관론과 사람의 일자리가 크게 잠식될 것이란 비관론이 여전히 팽팽한 가운데 적어도 기업들 입장에서는 AI를 업무 현장에 투입하는 일에 그동안 관측된 것보다 빠르게 앞 다퉈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美 대기업 CFO 60% “내년까지 AI 자동화 도입 계획”

20일(이하 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이같은 추세는 미국의 연구중심 사립 명문대로 유명한 듀크대학교와 애틀랜타 및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이 손잡고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벌인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그 결과 조사에 참여한 미국 대기업 CFO의 61%가 “내년까지 AI를 도입해 업무혁신을 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처리해왔던 업무 가운데 상당수를 AI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자동화를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CNN은 “이번 조사 결과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AI 자동화가 비교적 쉬운 단순 업무뿐 아니라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에 대해서도 AI 자동화를 추진하겠다는 응답이 그동안 실시된 조사에서 나타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 점”이라고 전했다.
직원 채용 공고문을 작성하고 인터넷에 올리는 작업이나 보도자료를 쓰는 일처럼 상대적으로 정형화된 업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들에 대한 대금 정산, 송장 처리 작업, 재무보고서 작성 등 그동안 AI를 활용하지 않았던 업무 분야에도 AI 자동화를 추진하겠다는 응답이 기업의 돈 줄을 죄고 있는 CFO들로부터 예상 외로 많이 나왔다는 것.

경비를 대폭 절감하고 영업이익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한편, 기존 인력의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도 AI 자동화가 기여할 것으로 이들은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존 그레이엄 듀크대 재무학과 교수는 CNN과 인터뷰에서 “AI 자동화를 통하지 않고 기업 혁신을 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기업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음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 단기적으로는 심각한 일자리 잠식 가능성 낮아


AI 자동화 도입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업무혁신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할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대기업 CFO의 무려 84%가 “이미 1년 전부터 생성형 AI의 도입을 비롯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혁신을 통한 전반적인 업무 자동화에 착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CFO까지 합쳐 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약 60%가 같은 답변을 내놨다.

이번 조사에서는 AI 자동화를 추진하는 구체적인 이유도 파악했다.

그 결과 조사에 참여한 CFO의 58%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라고 밝혀 으뜸을 차지했고 49%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라고 답했다. 이어 CFO의 47%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라고 밝혔고 33%는 ‘사람이 처리해왔던 일을 자동화하기 위해’라고 답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도 AI 자동화의 확산으로 사람의 일자리가 급격히 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그레이엄 교수는 “상당수 기업들이 내년까지 AI 자동화를 추진한다고 해서 당장 사람의 일자리가 대거 없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면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AI 자동화는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하고 업무 효율 개선을 통해 불필요한 인력을 줄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인력 자체를 줄이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기업인용 소셜미디어이자 미국 최대 구인구직 사이트 가운데 하나인 링크드인을 공동창업한 억만장자 투자자 리드 호프먼은 CNN과 인터뷰에서 “직장을 여객기라고 가정하면 앞으로 3~5년까지는 사람이 기장을 맡고 AI가 부기장을 맡는 공생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적어도 향후 몇 년 동안은 AI가 사람을 도와주는 역할 이상을 넘보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인 동시에 당장 AI 자동화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인 셈이다.

거꾸로 말하면 그 이후에는 사람의 일자리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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