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급작스러운 밈(Meme) 주식 열풍의 부활은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 신호이자 시장이 잠재적으로 정점을 찍었음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분석했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마켓라이브펄스(MLIV Pulse)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진단하면서 밈 주식의 급등은 주식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인 스티브 소스닉은 블룸버그에 “주식 시장이 이미 어느 정도 활기를 띠고 있지 않았다면 이러한 밈 주식의 급등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230명의 응답자 중 다수는 밈 주식의 열풍이 전체 주식 시장에 고무적인 신호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답변을 내놨다.
응답자의 40% 이상이 이번 주 초반 게임스톱과 AMC의 급등을 과도한 행복감의 표출이자 잠재적으로 주식을 매도해야 할 근거라고 지적했다. 이번 주 미국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게임스톱과 AMC의 주가는 13~14일 이틀간 거래에서 각각 180%와 135% 폭등한 바 있다. 주가는 이어 15~16일 거래에서는 상승 폭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게임스톱 주가는 이날 거래에서는 초반 25% 폭락한 뒤 19.71% 급락한 22.21달러에 마감했다.
2021년 밈 주식 열풍의 진원지였던 게임스톱과 AMC는 ‘포효하는 고양이(Roaring Kitty)’라는 애칭의 거래 아이콘인 키스 질(Keith Gill)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X에 수수께끼 같은 게시물을 올린 뒤 주가가 폭등했다. 질은 비디오 게임을 하던 남성이 상체를 앞으로 숙이며 고쳐 앉는 상황을 묘사한 그림을 게시했다.
블룸버그 설문 응답자들의 43%는 이번 주 밈 주식의 급등을 향후 시장이 하락할 것이란 신호라고 답했다. 반면, 응답자의 25%는 이를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봤고, 66%는 주식시장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최근 밈 주식의 급등은 2021년의 호황기에 비해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당시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뭉쳐 밈 주식의 대대적인 랠리가 펼쳐진 바 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에서 오는 무료함과 수수료 없는 브로커 서비스 및 소셜 미디어 채팅방을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뭉쳤고 게임스톱에 대한 공매도에 나섰던 기관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에는 전문 트레이더들 중심으로 주가 급등이 촉발된 가운데 레버리지 롱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동향 등에서 2021년 밈 주식 열풍 때와 같은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