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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적자 70조원' 메타 VR…'신경 인터페이스'로 반등할까

메타 리얼리티 랩, 올 1분기에도 5조원 적자
애플 참전했지만…VR 헤드셋 시장 침체 지속
손목 부착형 '신경 인터페이스' 신제품 곧 공개
저커버그 메타 대표 "VR 생태계 변혁 이끌 것"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4-04-28 11:07

메타의 VR(가상현실) 연구 조직 리얼리티 랩이 올 1분기 5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VR 헤드셋 시장 침체로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메타는 리얼리티 랩이 개발한 뇌 신경 신호를 인식하는 손목 부착형 기기 '신경 인터페이스'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메타이미지 확대보기
메타의 VR(가상현실) 연구 조직 리얼리티 랩이 올 1분기 5조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VR 헤드셋 시장 침체로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메타는 리얼리티 랩이 개발한 뇌 신경 신호를 인식하는 손목 부착형 기기 '신경 인터페이스'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메타

메타 플랫폼스(메타)의 가상현실(VR) 분야 연구 조직 '리얼리티 랩(Reality Labs)'이 올 1분기에도 5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VR 헤드셋 시장 침체로 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뇌 신경 신호를 읽는 웨어러블 기기, 이른바 '신경 인터페이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 1분기 메타는 매출 364억달러(약 50조원), 영업이익 138억달러(약 19조원)을 거둬들였다. 리얼리티 랩의 매출은 4억4000만달러(약 6000억원)에 불과했으며 38억4600만달러(약 5조28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리얼리티 랩은 2020년 별도 사업부로 분리된 이래 꾸준히 적자를 보고 있다. 분리 첫해인 2020년에는 66억달러(약 9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2021년에는 102억달러(약 14조원), 2022년 137억달러(약 19조원), 지난해에는 161억달러(약 22조원)의 적자를 봤다. 올 1분기까지의 누적 적자액은 50억달러(약 70조원) 수준이다.

이 회사의 모태는 메타가 2014년에 인수한 VR 헤드셋 전문 개발사 오큘러스다. 2016년 '오큘러스 리프트'를 필두로 최근 '퀘스트' 시리즈까지 꾸준히 VR 헤드셋을 출시하며 소비자용 VR 시장의 리더로 자리 잡았다.

리얼리티 랩 공식 이미지. 사진=메타이미지 확대보기
리얼리티 랩 공식 이미지. 사진=메타

메타는 2021년 들어 회사의 핵심 비전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서 VR 사업을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으로 전환한다고 선포했다. 이와 더불어 회사명도 페이스북에서 지금의 메타로 변경했다.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대표는 당초 "메타버스의 시대가 열릴 때까지 1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지속할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리얼리티 랩의 적자가 지속적으로 심화됨에 따라 실적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이전, 주당 490달러 대에 머물렀던 나스닥의 메타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최저 410.66달러(하락율 16.8%)까지 급락한 후 26일 기준 44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메타 산하 리얼리티 랩이 2021년 공개한 손목 부착형 신경 인식 기기, 이른바 '신경 인터페이스' 이용 예시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메타이미지 확대보기
메타 산하 리얼리티 랩이 2021년 공개한 손목 부착형 신경 인식 기기, 이른바 '신경 인터페이스' 이용 예시 영상을 캡처한 것. 사진=메타

리얼리티 랩을 향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메타의 경영 문제 외에도 VR 시장 전반의 침체까지도 결부돼 있다. 올 2월 들어 애플이 새로운 VR·AR(가상·증강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하는 등 경쟁은 심화됐으나, 반대급부로 시장의 '파이' 자체는 크지 못하는 형국이다.

IT업계 '애플 통'으로 알려진 궈밍치 톈펑국제증권 연구원은 최근 "애플이 '비전 프로' 판매 수요가 예상보다 적다는 점을 고려, 연 판매 목표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며 "당초에는 올해 7, 80만대를 목표로 했으나, 현재로선 40만대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메타의 대항마로 꼽히는 중국의 피코(Pico)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 중국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피코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에서 VR 분야 구조 조정을 단행, 당초 2500명대였던 피코의 직원 수를 1600명 수준으로 감축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대표가 로베르토 닉슨 엘루나ai 대표의 유튜브 팟캐스트에 출연해 회사가 준비 중인 '소비자용 신경 인터페이스'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베르토 닉슨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마크 저커버그 메타 대표가 로베르토 닉슨 엘루나ai 대표의 유튜브 팟캐스트에 출연해 회사가 준비 중인 '소비자용 신경 인터페이스'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베르토 닉슨 유튜브 채널

VR 헤드셋 시장 전반에 걸쳐 침체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메타와 리얼리티 랩은 뇌 신경 자극과 연동된 새로운 하드웨어, 이른바 '소비자용 신경 인터페이스(Consumer Neural Inerface)'로 반등을 모색한다.

저커버그 메타 대표는 최근 엘루나ai, 더 메타버스(Metav3rse) 등 스타트업의 대표를 맡고 있는 로베르토 닉슨(Roberto Nickson)의 유튜브 팟캐스트에 출연해 "우리가 곧 선보일 '소비자 신경 인터페이스' 신제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뇌 신경 관련 기기의 대명사로는 일론 머스크가 창립한 기업 뉴럴링크의 '뇌 이식형 칩'이 꼽힌다. 메타의 '신경 인터페이스'는 직접적으로 뇌와 연결되는 대신 손목에 부착, 뇌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 신호를 읽고 이를 하드웨어 조작에 활용하는 유형의 웨어러블 기기가 될 전망이다.

리얼리티 랩은 최소 2021년 3월부터 이와 같은 신경 신호 해석 기술을 연구해왔다. 저커버그 대표는 "내부적으로 테스트해본 신경 인터페이스는 정말 멋지고, 흥미로웠다"며 "헤드셋이나 AR 안경의 다음 세대 기기로, 기존의 VR 생태계와 컴퓨팅 등과 결합돼 거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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