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짧은 일정으로 미국에 방문 중인 최 회장이 24일(현지 시각) 실리콘밸리 현지서 황 CEO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떠오른 엔비디아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최대 핵심 고객이다. 본격적인 AI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되는 엔비디아의 A100, H100 등 주력 AI 칩들이 모두 하이닉스의 HBM을 탑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엔비디아가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 거의 9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HBM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도 급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과 황 CEO의 이번 회동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에 공급할 HBM 제품과 관련된 논의를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가 공개한 자사의 차세대 ‘블랙웰’ 기반 AI 반도체 제품군들에 SK하이닉스의 5세대 HBM 제품인 ‘HBM3E’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경쟁사보다 한발 먼저 HBM3E의 양산에 성공해 지난달 말부터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이번 회동이 엔비디아에 자사 HBM3E 제품을 공급해 SK하이닉스를 따라잡으려는 삼성전자에 대응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황 CEO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부스에 전시된 삼성의 HBM 제품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3E 제품 공급을 위해 최종 샘플을 보내어 적용 가능 여부를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