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테슬라가 23일 장 마감 뒤 기대 이하 실적을 발표할 것이란 우려 속에 비중을 줄이고 있다.
테슬라가 주말 미국과 중국에서 잇달아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가중된 것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테슬라 주가 하락을 재촉하고 있다.
테슬라가 다시 재개한 가격 전쟁에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도 가세하면서 전기차 종목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테슬라, 가격 전쟁 재개
테슬라는 20일 미국에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충전 뒤 주행 거리가 길어진 개량형 모델Y 출시를 앞두고 기존 모델Y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구형 모델Y와 고급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 고급 세단 모델S 가격을 각각 2000달러 인하했다.
모델3 가격은 동결했다.
테슬라는 곧바로 21일 중국에서 가격 인하에 나섰다.
중국에서는 모델3도 인하 대상에 포함됐다.
모델3, Y, S, X 가격을 각각 1만4000위안(약 1933달러) 인하했다. 미국 내 가격 인하 폭과 같았다.
모델3가 가격 인하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 차이였다.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가장 먼저 대응에 나선 곳은 리오토였다.
리오토는 22일 L7, L8, L9 시리즈와 새로 출시한 전기차 메가(MEGA)까지 자사 전기차 모든 모델들을 각각 3만위안(약 4144달러) 낮췄다.
테슬라 가격 인하폭의 2배 넘는 인하폭이다.
마진 압박으로 추가 인하 여력 없어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은 지난해 여름 중국 내에서 속도를 낸 뒤 올 들어서는 그동안 잠잠했다.
가격 인하에 나서는 업체들이 이전보다 적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재개하면서 가격 인하 경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마진 압박 역시 가중될 전망이다.
2022년만 해도 영업이익 마진율이 17%에 육박했던 테슬라는 가격 전쟁을 시작한 지난해 9%로 거의 반 토막 났다. 올해에는 약 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 존 머피는 22일 분석노트에서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통해 수요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거의 없다고 비관했다. 머피는 테슬라 순익성이 도전받게 됐다면서 추가 가격 인하는 폭도 좁고,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엇갈린 주가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토종3사 주가는 엇갈렸다.
가격 인하를 단행한 테슬라와 리오토는 급락한 반면 가격을 동결한 니오와 샤오펑은 상승했다.
테슬라는 5.00달러(3.40%) 급락한 142.05달러, 리오토는 미국 증권예탁원 증서(ADR)가 1.47달러(5.57%) 폭락한 24.91달러로 미끄러졌다.
반면 니오와 샤오펑 ADR은 상승했다.
니오는 0.20달러(5.26%) 급등한 4.00달러, 샤오펑은 0.05달러(0.72%) 오른 6.98달러로 마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