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 잇단 가격 인하로 마진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이 감축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주가가 올 들어 30% 넘게 급락하는 가운데 그동안 테슬라 상승의 주역이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제 테슬라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악재가 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맥 못 추는 주가
테슬라는 지난주 5거래일 동안 단 이틀을 올랐고, 3월 전체로는 16 거래일 중 약 3분의 1인 6일만 상승했다.
지난주 테슬라는 첫 날인 18일(현지시각) 6.3% 급등하며 기세 좋게 출발했지만 20일 2.5% 오른 것을 제외하면 5일 중 3일을 내렸다. 다만 18일 급등세 덕에 지난 1주일 동안 주가는 4.4% 올랐다.
그렇지만 3월 한 달 전체로는 15.4% 급락했다.
올해 전체 주가 하락률은 31.3%에 이른다.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올해 9.7%,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가 9.4% 오른 것에 비해 성적이 형편없다.
물론 테슬라만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 종목들이 올해 힘들다.
한 때 '제2의 테슬라'라고 부르던 리비안은 올해 54% 폭락했고, 루시드는 34% 급락했다.
악재에 묻힌 호재
테슬라에 호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18일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모델Y 가격을 인상했다는 소식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일부 완화돼 주가가 6% 넘게 급등했다.
무엇보다 머스크가 실적 부진의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해왔던 미국의 고금리 상황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올해 세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한 덕에 테슬라 주가가 2% 넘게 상승했다.
금리 인하는 고가인 전기차 할부금리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수요를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같은 호재는 악재들에 계속 묻히고 있다.
테슬라는 22일에는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이 줄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럽과 중국 시장에 전기차 공급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다음달 2일 1분기 출하 통계 발표를 앞두고 생산감축이라는 악재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30% 더 떨어질 수도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서는 슬슬 머스크가 테슬라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가 2022년 10월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것이 전환점이 됐다.
그동안 테슬라 주가 상승의 주된 동력 역할을 했던 머스크가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도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주주들은 그가 소셜미디어를 인수한 뒤 점점 우려하기 시작했다.
머스크가 본격적으로 소셜미디어 경영에 나서면서 좌충우돌하고, 테슬라 이미지까지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테슬라 지분 37만8000주를 갖고 있는 거버 가와사키 자산·투자운용 CEO 로스 거버는 테슬라 주가가 그동안 머스크 덕에 프리미엄을 누렸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머스크가 혁신을 지속하고, 이를 바탕으로 테슬라가 성장 잠재력을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거버는 테슬라가 지금보다 30% 더 낮은 120달러 수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