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6일(현지 시간) 거대 IT(정보기술) 기업을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디지털 시장법(DMA)을 마련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애플 등 거대 IT 기업들을 노린 슈퍼 독점 금지법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엄격하게 규정한 일반 데이터보호규칙(GDPR)에 이어 IT 기업들에게 족쇄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DMA는 EU 역내에서 연간 매상 75억 유로(약 11조원) 이상, 월 45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거대 IT기업에게 ‘감시의 눈’ 역할을 할 예상이다. 대상 기업은 검색이나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안드로이드를 운영하는 구글의 모 회사 알파벳, 앱 시장을 운영하는 애플, 페이스북의 메타, 아마존닷컴, MS 등 소수이지만 굵직굵직한 IT 기업들이다.
이들 IT 공룡들에게 ①자사 상품·서비스의 우대 ②자사 소프트의 끼워 팔기 ③개인 데이터의 부정 이용 등의 행위를 금지시켰다. 예를 들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메이커에게 자사의 검색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강요해 왔다. EU의 법 집행 기관인 유럽 위원회는 앞으로 이런 행위들을 근절해나갈 방침이다.
DMA는 기업의 관행을 엄격히 단속할 예정이다. 유럽 연합이 이 법을 도입한 이유는 기존 법규로는 이들 거대 기업들의 ‘우월적 지위의 남용’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와 달리 디지털 서비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가격 통제나 생산물량 담합 같은 기존 독점금지법으로는 부당행위의 명확한 잣대를 정하기 어려운 탓에 보다 강력한 법안을 도입했다. DMA는 가격 부당 인상 등 가시적인 위반이 없어도 유럽위원회 재량으로 각 사의 행위를 검증하게 조치했다. 매출액 기준 등을 충족하지 않아도 '개별조사'가 가능해 기존의 독점금지법에 비해 당국의 재량이 훨씬 크다.
이를 위반하면 전 세계 매출액의 최대 20%에 달하는 거액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