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과거 반도체 산업 선두 주자였지만 최근에는 한국, 대만, 미국 등에 밀려났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경쟁력에 밀려 도시바 메모리를 제외하고는 거의 소멸했다.
로직 반도체 분야에서도 르네사스와 소니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TSMC와 인텔, 엔비디아 등에 한참 뒤처져있다.
하지만 일본은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반도체 강국으로 복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차세대 기술인 생성형 AI와 엣지 컴퓨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생성형 AI는 AI 모델을 학습하고 실행하는 기술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스마트폰,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엣지 컴퓨팅은 클라우드 기반 AI보다 빠른 처리 속도를 제공하고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는 기술로, 사물인터넷(IoT)과 5G, 6G 등의 통신 기술과 연계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부활을 위해 2023년 예산에 2조 엔을 투자했다. 또한, 국영 기업 라피더스를 설립, 지원했다. 라피더스는 일본 대표 기업 8곳이 합작한 반도체 스타트업으로, 2나노 이하 공정의 첨단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착공했으며, 2027년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미국 IBM과 협력해 기술 부족을 메울 예정이다. 또한, 천재로 알려진 반도체 엔지니어 잼 켈러가 합류한 캐나다의 AI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와 협력해 차세대 기술 개발에 힘 쏟고 있다.
일본 정부는 또한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기업인 TSMC를 유치했다.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건설하고, 6나노 공정의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TSMC에 보조금을 제공했다. TSMC는 일본의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기업은 스타트업과 인재 육성에도 정성이다. 팹리스 설계 회사 투자 확대, 엣지 AI 스타트업 에지 코어틱스(EdgeCortix) 등을 지원 중이다. 또한,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학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부활에는 기회와 과제가 공존한다. 일본은 생성형 AI와 로직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으며, 반도체 시장 성장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가로 인해 일본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반도체 기술 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천문학적 투자 비용과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글로벌 기관들은 일본의 반도체 부활에 일단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맥킨지는 일본이 반도체 부활을 위해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강화할 경우에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으며, 가트너는 2025년까지 일본의 시장 점유율이 현재 10% 내외에서 12%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