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룹의 자회사인 미국 로봇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는 엔터테인먼트 로봇 개발을 위해 싱가포르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네온그룹(NEON Group)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현지시간) 데크크런치가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스팟(Spot) 4족 보행 로봇과 트럭 하역 로봇 스트레치(Stretch) 등을 상용화하는 로드맵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또 다른 단계다.
이들은 첨단 로봇공학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새로운 로봇 경험을 창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영화적인 상상력을 현실화하여 스토리를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입지가 크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거래는 2024년 말에 공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로봇 기술과 네온그룹의 자회사인 애니맥스(Animax)가 가진 창의성을 융합하여 체험형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보였습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재정의하여 인터랙티브하고 몰입도 높은 스토리텔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애니맥스는 애니메트로닉스라는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월트디즈니와 워너브로스 등의 대형 고객사를 위해 '아바타', '쥬라기 공원', '마블', '해리포터' 등의 유명 할리우드 영화 테마파크 및 전시회용 로봇을 제작하였다.
애니메트로닉스는 애니메이션과 일렉트로닉스의 합성어로, 기계와 전자 기술을 결합하여 실제와 매우 흡사한 캐릭터를 만드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원격 조정을 통해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며, 이를 통해 실제 존재하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터미네이터2'와 '킹콩' 등의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CG) 대신 사용되었다.
애니메트로닉스로 제작된 모형은 배우와 함께 같은 시공간에서 실제로 존재하며, 미세한 움직임까지 원격으로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한 장면에 주로 사용된다. 이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컴퓨터 그래픽과 달리 사실감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마치 실제로 그 장면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영화나 테마파크에서 관객에게 더욱 생생하고 현실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마크 티어만(Marc Theermann)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전략책임자는 "애니맥스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로봇을 개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최첨단 로봇 기술과 매력적인 스토리텔링 전문 지식을 결합한 이 로봇은 관객들의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그룹은 2020년에 일본의 소프트뱅크로부터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회사의 지분 80%를 인수하기 위해 약 9600억원(8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 인수 과정에서 현대차는 30%, 현대모비스는 20%, 현대글로비스는 10%를 참여했으며, 정 회장은 개인적으로 2400억원을 투자하여 지분 20%를 확보하였다.
업계에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상용화 로드맵이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이미 1993년에 '라이징 선'이라는 영화를 위한 로봇을 한 번 제작한 경험이 있다"며 "이를 통해 스토리텔링 분야에서의 활동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글로벌 입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이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기술적인 발전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