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은 11일(현지시간) 원자력 발전소용 러시아 우라늄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초당파적 지지를 받았다.
법안이 통과되고 90일이 지나면 핵연료로 사용되는 저농축 우라늄을 수입하는 것이 불법이 된다. 그러나 원자로를 유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우라늄 공급원이 없을 경우 금지가 면제될 수 있는 면책조항이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원전 운영자가 구매한 우라늄의 95%는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었으며, 수입량의 약 12%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풍부하고 저렴해서였다.
이 법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의 제재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핵무기 개발을 지원하고,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이 법안을 추진해 왔다.
공화당의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 의원은 “현재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안보 위협 중 하나는 우리의 핵 함대를 기동하기 위한 러시아 핵연료 공급에 대한 의존이 위험한 수준인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됐다”라며 이 법안에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프랭크 팔론 의원은 “미국 자체 우라늄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투자를 하지 않으면, 이 법안이 미국의 에너지 안보를 악화시킬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법안은 상원을 통과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률이 된다.
러시아 우라늄 수입 금지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은 러시아산 우라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지만, 우라늄 수입량 감소를 의미한다.
따라서, 미국은 국내 우라늄 생산 능력을 확대해 공급 부족을 해소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2035년까지 자체 우라늄 생산량을 2022년 대비 두 배로 늘리려고 한다. 당장에는 현재 20만 톤 이상의 우라늄 비축량을 보유한 것을 사용하면서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에 따른 공급 부족을 해결하고, 다양한 투자와 개발을 통해 필요한 분량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현재 캐나다, 호주, 멕시코, 니카라과 등 해외 광산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내 우라늄 광산 개발·운영을 위한 규제 완화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우라늄 농축 및 정제 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민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지원하고 있으며, 우라늄 재처리 시설 건설에도 투자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