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업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IT 업계가 유로존에서 최근 발효된 새로운 법률 때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그동안 예고했던 ‘디지털서비스법(DSA)’이 마침내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DSA는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지난해 4월 합의한 디지털 콘텐츠 규제를 위한 법률로 그 이후 형식적인 승인 절차를 거쳐 지난달 말부터 글로벌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발효됐다.
◇ 디지털서비스법 왜 만들어졌나
DSA는 지난 2001년까지 유로존에서 시행됐던 전자상거래 지침을 확대 개정한 것으로, EU 디지털 단일시장의 온라인 콘텐츠 및 플랫폼 신뢰성을 제고하고 전자상거래와 관련한 불법 상품 등을 퇴출할 목적으로 EU 회원국에 적용되는 규정이다.
오프라인에서 불법은 온라인에서도 불법이라는 대원칙에 근거해 안전하게 표현의 자유와 전자상거래의 기회를 펼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건전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을 둔 법이다.
특히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후신인 X를 비롯해 이용자가 4500만 명을 넘는 플랫폼에 대해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관련 플랫폼 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DSA가 규정한 대형 플랫폼의 경우 거짓 정보를 비롯한 허위 콘텐츠로 인한 위험 평가를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의무화되며 독립적인 감사기관이 인정하는 적절한 개선 조치를 이행하는 것도 필수가 된다.
이 같은 의무를 위반할 경우 위반 업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가 글로벌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관련 업체들이 초긴장하고 있다.
◇ 머스크의 X, 1호 제재기업 가능성 커
DSA의 발효 직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개인회사로 인수한 트위터의 후신 X가 가장 먼저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EU 집행위가 지난달 30일(이하 현지 시간) 발표한 디지털서비스법(DSA) 시행에 관한 보고서에서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의 인수 이후 러시아의 선전도구성 콘텐츠가 활개 치는 장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허위 콘텐츠를 규제하기는커녕 X가 방치했다는 평가를 내린 셈이다. EU 집행위는 X에 대한 과징금 부과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으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에서 X는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X에 대한 과징금 부과 조치가 내려진다면 X가 DSA에 따른 제1호 처벌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앞서 에리 브레튼 유럽연합(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6월 미국을 방문해 머스크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온라인 범죄와 관련한 제재에 적당한 선이란 없다”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머스크 X 총수와 린다 야카리노 X CEO와 만난 자리에서 유로존에서 서비스되는 X와 관련해 허위 콘텐츠를 관리하는 데 좀 더 성실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X뿐 아니라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플랫폼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내로라하는 IT 대기업들이 동시에 긴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DSA에 규정된 대형 플랫폼에는 구글 같은 글로벌 포털사이트도 포함된다.
DSA에 따라 일단 대형 플랫폼으로 분류된 기업에는 페이스북, X, 아마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인스타그램, 링크트인, 스냅챗, 유튜브, 틱톡, 잘란도(독일계 패션 플랫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