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삼성전자 中시안공장 감산 통해 낸드플래시 생산량 축소 예상
삼성전자, 낸드 시장 글로벌점유율 30% 달해…반도체 판가 회복 가파를 듯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감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7일 잠정실적 발표 당시 공개했던 감산 결정의 후속전략으로 메모리반도체 부분에서 공급량을 조절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낸드 시장 글로벌점유율 30% 달해…반도체 판가 회복 가파를 듯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물량조정이 메모리반도체 판가(판매가격) 회복을 위한 결정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철수를 염두에 둔 포석이란 견해도 있다.
20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2분기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규모를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62만장 정도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생산량이 5% 정도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업황악화를 이유로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감산을 결정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기술 난이도가 높은 DDR5·LPDDR5 등 D램 전환에 주력하겠다"면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설 경우 중국 내 시안공장의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 시안공장은 낸드플레시 메모리를 생산 중인데,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레시 생산물량의 약 40%를 생산 중이다. 생산비중이 높은 만큼 감산이 시작될 경우 가장 크게 생산물량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트렌드포스는 이와 관련 시안1공장은 월 11만장까지 감산될 것이며, 시안2공장은 13만5000장 정도로 감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공장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대비 약 12% 정도 줄어든 규모며, 2공장은 7% 정도가 감산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감산이 본격화되면 가격이 하락한 낸드플래시 판가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세계 낸드플레시 공급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서는 만큼 가격회복세가 가파를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반면 경쟁사 대비 뛰어난 원가경쟁률이 높은 삼성전자조차 감산을 결정했다는 것은 시장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의미한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을 미·중 반도체 패권경쟁과 맞물려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본격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만큼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생산량을 축소하는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오는 9월말 미 정부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장비 수출제한에 대한 유예조치가 만료되는 만큼 비상상황을 대비한 생산량 축소일 수 있다는 견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감산을 결정했지만, 세세한 부분까지는 공개되지 않는 만큼 중국 시안공장 생산량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러 해석들이 나올 수 있지만, 확실한 것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점유율 30%를 보유한 삼성전자가 감산을 시작한 만큼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낮아진 낸드플래시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