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정보 사이트 레이오프(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1~3월 사이 전 세계 빅테크 기업의 정리해고 인원은 16만8000명에 달해 작년 연간 감원 규모인 16만4411명을 단 3개월 만에 넘어섰다.
레이오프가 미국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집계한 결과 올해 1분기 전 세계 빅테크 기업의 감원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17배나 늘어난 16만8582명에 이르렀다. 이는 감원이 본격화된 작년 10~12월 8만4186명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빅테크 대기업의 감원 움직임은 지난해 11월 미국 메타(구 페이스북)가 1만1000명 정리해고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올해 들어서 구글은 1만2000명, 마이크로소프트(MS)가 1만명, 아마존닷컴이 1만8000명을 각각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메타와 아마존은 추가 감원도 예고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비대면 업무와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빅테크 대기업들은 디지털 경제 성장에 발맞춰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채용을 늘려왔다.
구글과 메타, 아마존, 애플 등 4개사의 직원 수는 지난 2021년에 최고치인 200만명에 달했다. 이는 그 이전 5년에 비해 3.6배나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기업과 개인이 IT 지출이 줄어들면서 빅테크기업들은 성장 전략을 재검토해야 했다. 올해 3월 메타는 1만명, 아마존은 9000명을 추가로 감원한다고 발표하는 등 감원 속도가 높아졌다.
미국에서는 테크 업계 외에도 인력 감축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기업 컨설팅회사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가 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3월 미국 기업 및 정부기관의 감원 규모는 27만41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배 증가했다. 분기별 감원 인원이 20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20년 10~12월 이후 처음이다.
업종별로는 테크 기업이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금융업과 소매업도 각각 11%, 8%에 달했다. CG&C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대규모 해고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컨설팅 대기업 액센츄어는 3월 말 전체 직원의 2.5%에 해당하는 1만9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4월 초에는 미국 맥도날드도 감원 준비를 위해 중서부 시카고 본사 사무실을 일시적으로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과 유럽 금융 대기업 크레디트스위스의 경영 위기 등으로 금융 시스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빅테크 대기업을 기점으로 한 고용시장 변조가 광범위한 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