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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주요 산유국 추가 감산에 원유 '현물 가격>선물 가격' 급반전 '이변'

국제유가 올여름 배럴당 100 달러 돌파…장기적으로 하락세 전환 예고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기사입력 : 2023-04-04 07:19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 사진=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원유 생산량을 116만 배럴 추가로 감산하기로 함에 따라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글로벌 경제계는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어느 선까지 상승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체로 국제 유가가 상당 기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고금리, 고물가 사태로 곧 경기 침체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보면 수요 감소로 유가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4.57달러) 치솟은 80.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7%(4.56달러) 오른 84.4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WTI는 지난해 4월 12일 이후 거의 1년 만에 하루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3월 21일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날 오전 WTI는 장중 최대 8.0%, 브렌트유는 장중 최대 8.2% 각각 급등했다.

국제 컨설팅 기업 라이스태드 에너지는 국제 유가가 올해 내내 배럴 당 100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가 올해 여름에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이 업체가 전망했다.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빅터 폰스포드는 이날 리서치 보고서에서 자발적 감산의 결과로 올해 내내 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고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매파적인 금리인상 자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5달러가량 올라 올해 말까지 배럴당 95달러가량이 될 것이고, 2024년 말에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산유국의 추가 감산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올해 말 90달러, 내년 말 97달러를 제시했다가 이를 상향 조정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추가 감산 계획이 발표되기 전에는 올해 말 85달러를 예상했다가 이를 90달러로 올렸다. 이 기관은 지금부터 연말까지 사이에 미국 등 선진국이 경기 침체를 맞으면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배런스는 3일 원유 선물 시장에서 단기 인도분에 비해 장기 인도분 가격이 더 낮은 것은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조만간 꺾일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원유 트레이더들이 유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국제 유가가 곧 정점에 도달한 뒤 다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배런스는 국제 원유 시장에서 ‘백워데이션’(backwadation, 역조 시장, 현물 고평가)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론적으로 원유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비싸야 정상이다.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에 미래 시점의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이 추가된 개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게 백워데이션이다. 실제로 지난주까지는 원유 선물 시장에서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낮았다. 그러나 산유국들이 2일 추가 감산 발표를 한 뒤 3일부터 원유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게 형성됐다고 배런스가 전했다.

3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7%(4.56달러) 오른 84.45달러에 장을 마감했으나 12월 인도분은 4.7%가 오른 배럴 당 81.55달러에 거래됐다. 엑손모빌은 장기 인도 위주로 거래하고 있어 선물 가격의 상대적 하락에 따른 손해를 봤다. 백워데이션이 나타나면 트레이더들은 서둘러 현물을 확보하려하고, 정유사는 공급량을 줄이려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감산과 별도로 추가 감산을 한다고 2일 밝혔다. OPEC+는 지난해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날 5월부터 연말까지 14만 4000 bpd 감산한다고 밝혔다. 이라크도 하루 21만 1000 bpd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쿠웨이트12만 8000 bpd, 오만4만 bpd, 알제리4만 8000 bpd, 카자흐스탄7만 8000 bpd를 자발적으로 감산하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OPEC+ 회원국이 발표한 추가 감산량을 합하면 116만 bpd에 달한다. 러시아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자국산 원유를 하루에 50만 배럴 감산하는 조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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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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