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 국정감사에서 주요 현안으로 다뤄진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등급 분류 심사 관련 논란이 '비리 의혹'으로 번졌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문제를 감사원에 회부할 방침이다.
문체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오후 3시 30분 경, 공식 SNS서 "게임위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 사업' 관련 문제를 감사원 감사청구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국민 직접 청구를 위한 서명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감사원 감사를 위한 국민 직접 청구를 위해선 18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300명 이상이 서명해야 한다. 이상헌 의원실은 오는 29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국회의사당 1번 정문에서 서명을 받을 계획이다.
문체위에선 지난 13일 게임위 등 문화체육관광부 소관부처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당시 게임위는 지난 4일, '블루 아카이브'가 15세 이용가에서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으로 등급이 변경된 후 '서브컬처 게임에 유독 가혹한 심의 기준이 적용된다'는 불공정 심의 논란에 휩싸여 있었다.
감사 당시 이상헌 의원은 지난 4년간 게임위가 심의 상정한 게임 3828건 중 위원 의견이 개진된 사례가 227건(5.9%)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어 "게임위 회의록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몇 해 동안 계속됐음에도 이어진 '밀실심사'가 이번 논란을 키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의원실 측은 이후 게임위의 등급 분류 과정에 관해 모니터링하던 중, 국내 등급 분류 게임물들을 국제등급분류연합(IARC)의 기준에 연동해 손쉽게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 '자체등급분류 게임물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
KBS가 지난 2020년 보도한 바에 따르면 게임위는 지난 2017년 총 38억8000만원을 투입해 1, 2차에 나눠 사업을 진행, 모 개발사에 개발을 맡겨 2019년 납품을 받았으나, 1년이 지난 후까지 기능 상당수가 완성되지 않아 사실상 활용되지 못했다.
게임위 측은 해당 시스템에 관해 "당초 3차까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이를 추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통합 시스템의 5개 서브 시스템 중 3개는 정상 작동중이며, 민간에 공개해야 할 업무포탈(SRS)은 내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실 측은 "게임위는 사실상 '미완성 시스템'을 납품 받았음에도 불구, 개발사에 어떤 배상금도 받지 않았다"며 "경찰 조사 와중에도 피해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물론, 프로젝트를 맡은 직원은 감봉 3개월의 경징계를 받는 것에 그쳤다"며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상헌 의원은 "게임위의 문제 해결을 바라는 게이머들의 민의를 모아 감사 청구를 진행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을 가질 것"이라며 "감사를 통해 내부 징계가 필요한 이들에겐 징계를, 법적 처벌이 필요한 비위는 검찰 이첩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