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수도권이 물에 잠기자 정부가 사태 수습과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 대책반 가동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박일준 제2차관을 필두로 에너지 안전대책반을 긴급 구성해 1차 회의를 열고 수도권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상황 파악 및 복구 지원 등을 점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서울에서만 425.5mm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경기 여주 산북에는 412.5mm, 양평 옥천에 398.5mm, 경기 광주 392.0mm 등 집중호우로 인해 잇단 사고와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산업계 역시 이번 집중호우로 타격을 받았다. 유통업계가 대표적이다. 수도권에 폭우가 집중되면서 300개가 넘는 편의점들이 침수·누수 등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BGF리테일은 수해를 입은 200개 편의점 점포 중 60% 정도를 복구했지만 7개 점포는 현재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GS리테일 역시 강남·서초·송파·동작의 편의점 점포 46곳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대형 쇼핑몰도 폭우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이마트는 이수점 등 수도권 내 일부 매장에서 누수가 발생했으며, 여의도 IFC몰과 강남 코엑스몰에서도 천장 누수로 매장에 빗물이 들어왔다.
온라인 배송업체들과 배달업체들도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었다. 수도권 내 일부 지역의 배송이 지연됐으며, 침수지역에 있던 배송차량이 피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했다.
금융권 역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영업점 침수 피해를 받았다. 또한 폭우로 인해 통신설비가 파손되면서 한국투자증권 등 일부 금융사는 전산망 장애를 겪기도 했다.
건설업계는 이번 폭우로 비상이 걸렸다. 수도권 내 공사 중인 현장이 집중호우로 인해 물에 잠기면서 공기 지연 등의 우려가 높아졌다. 특히 공사에 필요한 레미콘·시멘트 업체들이 이번 폭우로 인해 물류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상대책마련에 나선 모습이다.
반면 대규모 설비를 갖춘 산업계는 이번 폭우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은 수도권을 강타한 폭우에도 별다른 문제없이 반도체라인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으며,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업체들도 이번 폭우로 큰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체들과 GS칼텍스 등 정유 및 석유화학업체들도 별다른 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를 갖춘 산업현장의 경우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재해에 대한 비상관리체제를 운영하고 있어 이번 폭우에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서 "다만 이번 폭우로 인해 물류분야에서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