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단행한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유가 급등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에너지업계와 내각에 기름값 인상을 억제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올여름 고물가에 더해 관세 재도입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유가 상승은 정치적으로도 트럼프 입장에서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기름값을 올리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적의 손에 말려드는 꼴”이라며 “나는 지켜보고 있다!”고 썼다. 그는 동시에 에너지부에 즉각적인 국내 원유 생산 확대를 명령했고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알겠다”며 이를 수용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세계 경제까지 흔들 수 있어”
ING의 수석 국제경제학자인 제임스 나이트리는 “이미 고율관세로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유가까지 오르면 미국 가계의 구매력이 다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이는 소비자에게 또 다른 고통의 파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금리 동결한 연준…트럼프는 반발
미 연방준비제도는 이번 상황을 주시하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중동의 긴장이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정부가 예전보다 해외 원유에 덜 의존하게 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은 데 대해 “물가가 잡혔는데도 왜 금리를 내리지 않느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 관세·유가 이중고…소비자 물가 다시 뛸 가능성
이런 가운데 유가까지 급등할 경우 미국 소비자와 기업 모두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방해할 경우 “세계 경제 성장에 작지만 유의미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루비오 “중국도 영향받을 것”…국제 공조 요구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CBS방송에 출연해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중국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다”며 “중국이 이란의 보복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 공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이란 정권이 섣부른 결정을 내린다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