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류·식품 회사 기린(Kirin)은 맥주 시장의 위축과 아시아 내 핵심 사업의 후퇴를 보완하고 회사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향후 3년 간 의료 및 제약 사업에 1000억 엔(약 1조5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13일(현지시간) 이소자키 요시노리 최고 경영자(CEO)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1980년대 제약사업을 시작한 이후 기린의 '제2의 혁명'이 그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맥주 부문이 건재할 때 우리는 새로운 사업을 성장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린의 재도약 노력은 맥주 시장이 1994년 최고점에서 3분의 1로 쪼그라든 일본의 급속한 고령화 인구에 대처하는 기업들의 광범위한 추세를 반영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술을 덜 마시게 되면서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또한 투자자들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알코올 소비의 사회적 영향으로 인해 업계에 대한 압박이 높아졌다.
이소자키는 "수익성이 좋은 아날로그 필름에 집중하다 디지털 혁명을 놓쳐 2012년 파산 신청을 한 미국 코닥의 운명을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린은 효모에 의해 설탕이 알코올로 전환되는 맥주 제조 공정 기술을 생명공학 벤처 사업에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발표된 3개년 사업계획에 따르면 기린은 생명과학 및 제약 분야에 1000억 엔(약 1조500억 원), 맥주·음료 사업에 800억 엔(약 8400억 원)을 투자하게 된다. 기린의 고위 관계자는 인수합병(M&A)이 추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린은 생명과학 사업에서 2027년까지 2000억 엔(약 2조1000억 원) 매출과 영업이익률 15%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린의 생명과학 부문은 980억 엔(약 1조300억 원)의 매출과 5억 엔(약 52억 원) 미만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기린은 또한 자사의 건강 음료에만 특별히 함유된 'LC-플라즈마(LC-Plasma)'를 다른 회사가 생산하는 음료와 식품에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유통그룹 월마트가 이 성분을 함유한 보충제 판매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기린은 신규 생산시설 건설을 내년까지 완료해 해외에 판매되는 기억 개선 보조제 '시티콜린(Citicoline)' 생산을 확대할 예정이다.
행동주의 주주들은 기린이 바이오 생명과학 사업으로도 이전 맥주·음료 사업으로 창출한 이익을 재현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기린은 최근 미얀마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지난해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영기업인 미얀마 경제지주 주식회사와의 합작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정대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mje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