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에서 기존 주식을 20주로 쪼개는 20대 1 액면분할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이전에 계획했던 것보다 2배 많은 1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5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6월부터 1주가 20주로 나눠진 아마존 주식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된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0% 넘게 폭등하는 강세를 보였다.
20대 1 액면분할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1997년 상장(IPO) 이래 이날 3번째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1999년 닷컴 호황 시기 이후로는 처음이다.
기존 주식 1주를 20개로 쪼개기로 했다.
5월 25일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이 승인을 받으면 기존 주주들은 1주당 19주를 추가로 받게 된다.
20개로 쪼개진 새 주식은 6월 6일부터 시장에서 기존 주식을 대체해 거래를 시작한다.
자사주 매입, 2배 확대
2016년 주총에서 승인된 자사주 50억 달러어치 매입을 100억 달러로 2배 확대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매입 규모는 21억2000만 달러로 늘어난 자사주 매입 게획에 따라 추가로 78억8000만 달러어치를 더 사들일 수 있다.
분식이지만 주가 급등 전망
액면분할은 단순히 기존 주식을 쪼개는 것으로 기업 펀더멘털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 액면분할로 기업 가치가 더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액면분할은 이후 급격한 주가 상승의 재료가 돼왔다.
2020년 이후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에 이어 지난달에는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애플, 테슬라 등 액면분할이 이뤄진 기업들의 주가는 이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나치게 높은 주가가 부담
액면분할에 나서는 이유는 주로 주가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아마존 주가는 9일 마감가가 2785.58 달러로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다.
9일 종가 기준으로 주당 48만8245 달러에 이르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황제주도 있기는 하지만 아마존 주가처럼 주가가 너무 높으면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 어렵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2배 가까이 폭등해 이제는 일부 개미 투자자들의 사정권 밖으로 벗어난 상태다.
아마존은 이번 액면분할로 아마존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줄 잇는 액면분할
2020년 중반 애플은 4대 1, 테슬라는 5대 1 액면분할을 결정했고, 알바펫은 2월 20대 1 액면분할을 발표했다.
액면분할이 급격히 늘어난 주된 배경은 그동안의 높은 주가 상승세다.
비록 올들어 기술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기술주가 주식시장을 주도하면서 상승세를 이끌면서 주가가 급등한 터라 소액 투자자들은 넘보기 힘든 상태가 됐다.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가 활발해지면 직원들이 보유한 자사주 거래도 좀 더 원활해지고, 투자자 저변이 확대돼 향후 주가 상승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
한편 아마존은 1998년 6월 2일 1주를 2주로 쪼개는 2대 1 액면분할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1999년 6월 5일 3대 1, 같은해 9월 다시 2대 1 액면분할에 나선 바 있다.
주당 65.29 달러(2.40%) 오른 2785.58 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감한 아마존 주가는 액면분할 소식이 발표된 뒤 시간외 거래에서 189.63 달러(6.81%) 급등한 2975.21 달러로 뛰었다. 시간외 거래 초기에는 상승폭이 10%를 웃돌았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