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4일부터 20일까지 열전에 돌입한다. 올림픽과 같은 글로벌 스포츠 축제가 주식 투자자에는 대체로 호재가 아니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5년간의 연구 결과 올림픽 기간에는 대체로 주가가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WSJ이 전했다. 그렇지만, 올림픽 주최국의 주가는 경기가 종료된 뒤에는 일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스포츠 대전과 주가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는 2007년부터 시작됐다.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월드컵 축구 등이 열릴 때 주가의 변화를 전문가들이 조사했다. 투자자의 심리 상태는 투자 결정에 무시 못 할 영향을 미친다고 미국 콜로라도대학, 영국 런던경영대학원(LBS) 등의 연구자들이 밝혔다.
대체로 올림픽과 같은 거대 스포츠 행사에서 자국팀이 패배하면 투자 심리가 위축돼 주가가 내려가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자국팀이 이기면 주가가 올라가야 할 텐데 실제로는 자국팀의 승리가 주가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올림픽처럼 2주일가량 주요 경기가 열리면 그 기간에 대체로 주가가 평균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고 연구자들이 밝혔다.
그렇지만, 역대 올림픽 개최국의 주가는 상승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에 따르면 1988년 이래 열린 다섯 번의 하계올림픽 중 1992년 스페인을 제외한 개최국의 주가는 해당 연도에 모두 올랐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코스피 지수는 6개월간 올라 1,000선을 돌파했다. 1996년 미국과 2004년 그리스의 주가는 올림픽을 개최한 해에 각각 26%, 23% 상승했다.
주가는 반드시 투자자의 이성이나 객관적인 통계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WSJ은 햇빛이 환한 맑은 날에는 흐린 날에 비해 주가가 오른다고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주가는 또 보름달이 뜨기 전후에 오르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달의 주기와 인간 심리에는 상관관계가 있고, 이것이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정 기간에 어떤 노래가 유행하느냐에 따라 주가가 달라진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일주일 단위로 시간을 나눴을 때 그 기간에 대중이 가장 많이 들은 노래가 밝고, 행복한 것이면 주가가 오르고, 슬픈 노래이면 주가가 내려간다고 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